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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청

그린페 2010. 9. 24. 10:00

도청 이전과 지방선거
1932년 9월 공주에서 대전의 현 선화동으로 이전한 충남도청 터는 길지(吉地) 중의 길지로 알려져 있다. 일설에 따르면 충남도청 터는 보문산 북쪽의 구릉 아래에 자리하고 있는데 대전천과 유등천이 합류하는 곳이어서 길한 기운이 모여드는 곳이라고 한다. 일부 전문가는 충남도청 터가 전국의 시·도청 터 중에서도 손꼽히는 특대양기명당(特大陽基明堂)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길한 기운을 받아서인지, 충남도청이 이전하고 나서 선화동 등 대전 일대는 단박에 행정 중심지로 떠오른다. 도청 이전 직후에 대전군청, 공주지방법원 대전지청, 보병80연대 제3대대, 경찰서, 형무소, 헌병대 출장소, 전매국 출장소, 우편국, 식산은행 지점, 조선금융조합연합회 지부, 대전피혁 등이 속속 들어섰다. 당시 인구는 조선인 1만4700명과 일본인 6700명 등 2만1400명에 불과했으나 이후 급속히 인구가 늘어나게 된다. 도청 이전 8년 후인 1940년에는 32개동에 3만5712㎢의 면적에 인구가 7만여명에 육박했다. 이후에 선화동 일대는 대전시청(현 중구청)과 법원, 검찰청, 경찰청 등 주요 행정·사법기관이 집중돼 있는 대전의 제1도심으로 명성을 누려 왔다.
믿거나 말거나 이지만, 역대 도지사들이 비교적 무탈하게 공직에 임할 수 있었던 것도 충남도청 터가 길지였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다. 미군정기인 1945년 6월에 취임한 제1대 황인식 도지사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왕성하게 도정 활동을 펼 수 있었던 것이, 도청 터의 길한 기운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우스갯소리이겠지만, 충청 출신으로 충남도청을 거쳐간 행정고시 출신의 고위 공직자들도 충남도청 터의 길한 기운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도 있다.
2012년에 충남도청사 등 기관 입주가 시작되는 홍성·예산의 도청신도시도 길지로 꼽힌다. 용봉산이 서쪽에 자리잡고 있고 북서쪽으로 가야산이 펼쳐지고 동쪽으로 금마천이 흐르는 배산임수의 길지라는 것이다. 1932년 대전으로 도청이 이전한 지, 80년 만에 다시 도청을 이전하는 대역사를 추진하면서 명당 자리를 골라야 한다는 부담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충남도는 2006년 도청신도시 예정지를 확정, 발표하기에 앞서 각 시·군의 대상지를 대상으로 풍수지리 전문가로부터 자문과 설명을 듣기도 했다.
도청 터를 길지로 정하고자 하는 것에는 도정 발전과 도민 행복 증진 등에 대한 염원이 담겨 있다. 도청 이전을 통해 그동안보다 충남 발전이 더욱 가속화되고 미래 비전이 풍만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은 충남도민이면 누구나 한결 같을 것이다. 홍성·예산 도청신도시에 거는 기대는 단순히 신도시의 성공적인 조성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충남시대에 대한 희원도 함께 녹아 있다.
그러나 곰곰히 생각하면. 충남 발전의 조건은 도청 터가 길지 인지는 필요조건이 아닐 수 있다. 무엇보다도 민선 자치시대에는 적임의 도지사를 선출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고 필수적인 조건이 된다. 관선시대와는 달리 민선시대에는 도백의 가치관과 역량, 리더십에 따라 도정의 크기와 질량이 달라질 수 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도청 이전의 대업을 앞두고 치러지는 이번 지방선거는 여러 의미가 담겨 있는 듯하다. 이채로운 점은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뽑힌 도지사가 2012년 말에 이전이 시작되는 도청신도시에 첫 입주하는 도지사가 된다. 새로운 충남도청시대를 여는 주역이자, 현 충남도청의 길한 기운과 새로운 도청신도시의 길한 기운을 한 몸에 받는 도지사가 되는 셈이다.
하지만 거꾸로 생각하면 부담도 적지 않다. 도청신도시 조성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뤄내고 또 신도시로 이전해서도 새로운 충남시대의 지평을 열어야 하는 책무가 부여된다. 충남도로서는 매우 중요한 시기에 도지사가 선출되고 또 선출된 도지사는 상당한 도정 부담을 지게 된다. 도청 이전 뿐만 아니라 최근의 충남도정을 들여다 보면 적지 않은 정책 과제들이 도사리고 있다.
그렇지만 지방선거 역시 정치 선거로서의 성격을 배제할 수 없다. ‘바람’에 흔들리기도 하고 정치 구도에 따라 판도가 변하기도 한다. 각 후보들은 그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올해도 어김없이 그런 선거가 재연될 것인가. 신도청시대의 수장을 가리는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각 후보들이 나름의 철학과 비전을 통해 유권자들로부터 선택받고 그러면서 새로운 도청 터의 길한 기운을 받는 주역이 되길 기대한다.
이용 정치부 충남도팀장 yong6213@daejonilbo.com

 

충남도-레닌그라드주 '잘해 봅시다'
[뉴시스] 2010년 09월 19일(일) 오후 02:29   가| 이메일| 프린트
【대전=뉴시스】조명휘 기자 = 충남도 구본충 행정부지사와 레닌그라드주 알렉산드르 쿠즈네초프 부지사가 18일 충남 부여 롯데리조트에서 우로교류 협정 체결 10년을 맞아 교류 확대를 위한 '공동선언문'을 작성해 교환하고 있다. (사진=충남도청 제공)joemedia@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