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신장군당굿]
서울시 용산구 보광동에는 김유신 장군을 모시는 사당이 있다. 이곳에서는 매년 음력 정월 초하루 날에 당굿을 한다. 김유신 장군을 모시는 굿이므로 김유신 장군 당굿이라 부른다.
다른 당굿과 마찬가지로 김유신 장군 당굿도 굿을 하기 전에 마을 사람들이 모여서 회의를 한다. 여기에서 하주를 정하고 굿에 관한 것을 의논한다. 하주로 선정된 사람은 여러 가지 금기사항을 지키며 부정을 타지 않도록 조심한다.
하주들은 굿당에 모여 굿에 쓸 조라술을 담근다. 술을 담글 때는 부정한 사람이 참석해서는 안 된다. 술 담을 항아리는 깨끗이 씻어 물기를 뺀다. 그리고 안에도 종이를 넣고 불을 붙여서 소독을 한다. 그리고 항아리를 굿당의 한쪽 구석에 놓는다. 찐 찹쌀을 바닥에 펴서 식힌 다음 누룩을 빻아서 찹쌀과 함께 골고루 섞는다. 누룩과 버무려진 쌀을 항아리에 넣고 찬물을 붓는다. 이 때 물의 양은 찹쌀과 누룩을 합한 양과 같아야 한다. 물을 부은 후에 발효식품인 종두를 넣어서 섞는다. 작업이 끝나면 술독의 뚜껑을 덮어둔다. 따스한 방안에서 4~5일이 지내면 부글부글 끓으면서 술 냄새가 나기 시작한다.
하주들은 당굿 준비를 하기 위해 당에 올 때마다 술이 익는 과정을 점검한다. 술은 보통 11~15일 정도가 지나면 익는다. 다른 지역에서 쓰는 조라술은 하루만 익히는데 비해 이곳의 조라술은 오랫동안 익히는 것이 특이하다. 굿을 하기 이틀 전쯤에 술을 걸러낸다. 술은 제주(할아버지 술)로 맑은 술 2말을 먼저 떠 두고 나머지는 막걸리로 뜬다. 막걸리는 굿에 참가한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정월 초하루가 되면 당굿을 하기 전에 아침 일찍 유교식 제를 올린다. 동네 사람들은 이것을 할아버지 제사라 부른다. 할아버지 제사에는 하주들만 참석하는 것이 원칙이며 상당히 엄숙하게 진행된다. 하주들은 당에 모여 향을 올리고 조라술에서 뜬 청주를 올린다. 재배를 한 후 준비한 축문을 읽고, 당제가 끝나면 소지를 올린다.
당제를 마친 하주들은 집으로 돌아가서 각자 차례를 지낸 후 다시 당으로 모인다. 성주신을 모시고 푸닥거리를 하기 위해서이다. 하주들은 방 한가운데 성주상을 차리고 술을 올린 후 재배를 한다.
다음엔 연돌기라 하여 하주들이 음악을 울리며 동네를 한 바퀴 돈다. 이는 동네에 남아있을지도 모르는 부정한 기운을 물리치고 마을 사람들에게 당굿을 한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것이다. 연돌기를 마치고 나면 본격적으로 당굿이 시작된다. 당굿을 하는 도중에 사람들은 김유신 장군 앞에 돈을 놓고 술을 올리며 절을 한다. 동네 사람들은 마당 한쪽 편에 음식과 술을 마련하고 굿이 진행되는 동안 술을 마시며 즐긴다.
김유신 장군 당굿은 서울굿의 12거리로 짜여져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