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페 2009. 12. 7. 00:50
김동길 "어새 찍혔다고 고종도 친일파냐"
[데일리안] 2009년 12월 06일(일) 오전 11:35   가| 이메일| 프린트
[데일리안 변윤재 기자]
◇ 보수우파의 대표적 인사인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가 ‘친일’ 청산을 주장하며 친일사전 등을 만드는 것에 대해 “누가 민족을 반역했다는 거냐”며 신랄히 비판했다.(자료사진) ⓒ연합뉴스
보수우파의 대표적 인사인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가 ‘친일’ 청산을 주장하며 친일사전 등을 만드는 것에 대해 “누가 민족을 반역했다는 거냐”며 신랄히 비판했다.
김 교수는 5일과 6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고 친일인명사전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우리 사회의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6일 올린 ‘누가 민족을 반역했는가’라는 제하의 글을 통해 “민족을 반역한 자는 마땅히 처단해야 한다고 믿는다. 어제도 그랬고 오늘도 그렇다”면서 “(그러나) 학병 나가라는 권면의 글이 당시의 어떤 신문이나 잡지에 실렸다고 해서 그 경위를 알아보지도 않고 애국자를 민족반역자로 몰다니, 이게 어디 있을 수 있는 일이냐”고 문제삼았다,
김 교수는 “1905년 을사보호조약에 서명한 자들은 그 상황이야 어찌되었건, 민족을 반역했다. 독립국이던 대한제국이 그 조약으로 외교권을 상실했기 때문”이라면서 ”1910년 한일합방에 조인한 자들도 분명히 민족을 반역한 자들“이라고 친일파의 범위를 규정했다.
피치 못할 배경이나 전후 사정에 대한 고려없이 무조건 ‘기록’에 남았다는 이유로 친일파로 규정하는 오류를 범해선 안 된다는 게 김 교수의 주장. 그는 고종을 예로 들며 ‘세심한 조사’ 등이 필요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1909년 이미 ‘합방의견서’를 작성한 일진회에 죄가 없다고 하기는 어렵다”며 “1910년 8월 29일이 되어 이완용윤덕영을 시켜 대한제국 황제의 어새를 날인케 해 모두 민족을 반역, 조선조는 무너지고 말았지만 한일합방조약에 분명히 대한제국 황제의 어새가 찍혀 있으니 고종도 합방에 찬성한 셈”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그러나 고종이 국토와 민초를 모두 일본에 넘겨줄 마음이 털끝 만큼인들 있었겠나. 고종은 1907년 화란 헤이그에서 열린 만국평화회의에 밀사를 보내 보호조약의 부당함울 호소케 했는데, 그가 합방을 원했을 리가 없다”며 “그는 민족반역자가 될 수 없는 존재였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특히 화신상회의 박흥식의 말을 인용해 기록의 전후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채, 기록의 객관성을 앞세워 자신들 주장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건 또다른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고 ‘반민특위’가 발족했을 때 자기 이름이 그 명단에 끼어 있었으나 일제시대에 작성된 종로서의 ‘요시찰인명단’에 박흥식이라는 이름이 들어 있었기 때문에 화를 면했다고 했다. 친일파로 소문났지만, 도산 안창호 선생이 대전감옥에서 병으로 고생하던 때 거액의 보석금을 내고 도산 출옥에 힘쓴 결과, ‘사상이 불온하다’는 낙인이 찍혀 명단에 이름이 올라 반민특위에 끌려다니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민족을 진정 반역한 자들은 따로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 교수는 앞서 5일에도 ‘그런 사전이 왜 필요한가’라는 제하의 글을 올리고, “돈이 얼마나 들었는지 모르겠으나 그런 돈이 있으면 ‘우리말 사전’이나 잘 만들어 공부하는 아이들에게 나누어줄 일이지, 그 돈으로 민족의 분열을 조장하는 셈”이라고 성토했다.
김 교수는 “‘민족의 화해를 위해’ 과거의 일들을 밝혀내기 위한 위원회가 정부 산하에 만들어져 여러 해 동안 과거사를 뒤져 만들어냈다는 책이 최근에 출판되어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데, 그 책이 고작 친일인사들의 명단이 수 천 명 적혀있는 인명사전이라고 들었다”며 “이 ‘사전’을 만든 사람들은 무슨 까닭인지 그 책을 들고 봉화마을의 노무현 묘소를 찾아가 그의 영정에 이 ‘사전’을 바쳤다는데 그건 더욱 이해 못할 처사”라고 질타했다.
김 교수는 “우리가 알기에 노 씨는 대통령 재임 중 엄청난 금전상의 비리에 연루되었다 하여 그 혐의가 밝혀지기도 전에 투신자살로 생을 마감한 사람인데 그가 그렇게 죽고 나서 이 ‘작품’을 헌납 받을 무슨 특별한 자격이 생긴 것인지 알 수가 없다”며 “죽은 노 씨가 혹시 이 사업에 돈을 댔나. 세비를 몽땅 이 사업에 바친 거냐”고 반문했다.
김 교수는 “막대한 국민의 혈세를 써가며 이 ‘사전’을 만들었다고 들었는데, 내가 보기에 ‘민족의 화해’나 ‘역사 바로 세우기’를 위해서라기보다는 민족의 분열과 혼란의 조장을 위해 만들어진 이 ‘사전’의 행보가 수상하기 짝이 없다”면서 “‘사전’의 필요를 역설한 장본인은 과연 누구냐, 혹시 김정일이 아니냐. 밤낮 대한민국이 혼란에 혼란을 거듭하여 하루 빨리 망하기를 바라고 있는 김정일 장단에 춤을 추냐”고 부정적 입장을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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