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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의 세종시

그린페 2009. 11. 5. 10:05
박근혜 “국민과 약속 소홀히 한다면 2004년처럼 외면 받게 될 것”
[중앙일보] 2009년 11월 05일(목) 오전 03:05   가| 이메일| 프린트
[중앙일보 강주안] 박근혜한나라당 대표가 세종시 문제와 관련해 쓴소리를 쏟아 냈다. 이번 주 한 측근 의원을 만난 자리에서다. 4일 이 측근에 따르면 박 전 대표는 세종시뿐 아니라 한나라당 전반에 대한 우려를 털어놨다.
박 전 대표는 “(당 대표 시절) 공천을 할 때 부정부패와 비리에 대해선 (불법 자금이) 100만원만 나와도 배제를 하고 내부 감찰단을 만들어 의혹이 나오면 우리 스스로 검찰에 고발까지 했다”며 “그 이후 이런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말을 했다. 그러면서 “한나라당이 개혁을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했던 게 여러 부분에서 희석되고 국민과의 약속도 소홀히 하는 당이 된다면 또다시 지난 번(2004년)처럼 국민으로부터 외면받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생각도 밝혔다고 한다. 이 측근은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안 처리 직후에 치러진 17대 총선을 앞두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참패가 예상되던 때를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의 양심상 세종시는 원안 그대로 하기 어렵다”는 지난 7월의 이명박 대통령 발언에 대한 문제 제기도 있었다. 박 전 대표는 “(세종시 추진) 약속을 할 땐 정말 (세종시를) 잘 만들도록 공약을 지키겠다는 마음으로 한 거 아니냐”고 말했다는 것이다.
박 전 대표는 2005년 3월 행정중심복합도시특별법 통과 당시의 상황도 직접 설명했다. 박 전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몇 차례 투표까지 해서 당론을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또 자신의 투표가 기권 처리된 것에 대해선 “재석 버튼을 누르는 순간 투표가 종료돼 찬성 버튼을 계속 누르는데도 뜨지 않더라”고 설명했다. 최근 박 전 대표와 대화한 또 다른 측근은 “박 전 대표가 ‘원안+α’에서 전혀 입장이 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일단 박 전 대표는 대외적으로 정치 현안에서 한 발 비켜선 행보를 하고 있다. 자신의 미니홈피 누적 방문자 수 900만 명 돌파를 맞아 8일 경희궁에서 청소년들과 문화재 보호활동을 한다. 박 전 대표 측은 “마침 문화재를 돌보는 활동을 해 온 분들의 요청이 있어 마련한 행사”라고 설명했다. 14일에는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92주년을 맞아 구미의 박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할 예정이다. 공개적인 발언도 삼가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세종시 로드맵’이 발표된 직후 견해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제가 할 말은 이미 다했고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강주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