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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영국

그린페 2009. 8. 24. 01:00
영국 - 리비아 ‘테러범 석방’ 뒷거래설
[경향신문] 2009년 08월 23일(일) 오후 06:24   가| 이메일| 프린트
ㆍ“영국, 리비아 석유 등 확보 위한 포석”
ㆍ스코틀랜드 비난도 ‘이중 플레이’ 의혹
“테러범 석방 뒤에는 석유 밀거래?”
스코틀랜드의 로커비 테러범 석방 파문이 계속되고 있다. 영국 측이 리비아의 에너지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밀실협상을 하고 테러범을 풀어줬을 것이라는 ‘밀거래설’이 나온다고 미국 시사주간 타임 등이 22일 보도했다. 앞서 20일 스코틀랜드 자치정부는 1988년 미 팬암기 공중폭파사건(로커비 사건) 주범인 압둘 바셋 알리 알-메그라히를 석방해 리비아로 돌려보냈다. 스코틀랜드는 잉글랜드·웨일스·북아일랜드와 함께 영국(United Kingdom)에 속해 있지만, 외교·국방 등을 제외한 분야에서는 폭넓은 자치권을 행사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메그라히의 석방을 공개적으로 비난했으나, 전문가들은 영국이 ‘이중 플레이’를 하는 것일 수 있다며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런던 싱크탱크 클래텀하우스의 몰리 타르후니는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테러범 석방으로) 영국이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모종의 거래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런던 글로벌에너지연구소의 모하메드 알리 자이니도 “테러범 석방으로 영국과 리비아 관계가 급진전될 것”이라며 같은 추측을 내놨다.
잘 알려진 대로 리비아는 석유·천연가스 부국이다. 북아프리카에 위치한 리비아는 유럽 에너지업계의 주 공략 대상이 되고 있다.
특히 영국과 리비아는 최근 몇 년 새 부쩍 가까워졌다. 2007년 토니 블레어 당시 영국 총리는 트리폴리를 방문, 무아마르 카다피 원수의 천막 숙소에 묵으며 협상을 벌여 BP에 9억달러 규모의 자원개발권을 따내줬다. 영국 언론들은 당시 블레어가 리비아 측에 메그라히 석방을 약속해줬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블레어는 22일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를 부인했으나 의혹은 가시지 않고 있다.
이달 초에는 영국의 피터 만델슨 상무장관이 그리스 휴양지 코르푸 섬에서 카다피 원수의 아들 사이프 알 이슬람 카다피와 만난 것으로 드러났다. 카다피의 둘째 아들 사이프는 아버지의 뒤를 이을 것으로 유력시되는 인물이다. 만델슨 측은 “여름 휴가지가 겹쳐 몇 마디 나눴을 뿐”이라고 석연찮은 해명을 내놨다. 다음달에는 앤드루 왕자가 리비아와의 교역 활성화를 위해 트리폴리를 방문할 예정이다. 영국 정부는 메그라히 석방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자 앤드루 왕자 측에 일정을 재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타임은 카다피가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가 석방 결정에 힘을 써줬다”며 감사 인사를 보낸 것도 의혹을 짙게 한다고 보도했다.
<구정은기자 ttalgi21@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