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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은
그린페
2009. 8. 18. 00:07
‘청소 아줌마에서 뚝심 CEO로’ 현정은 현대회장의 진면목

국내 재벌 총수의 갑작스런 투신자살 소식이 그 첫번째였고, 그 재벌 총수의 미망인이 자신들과 함께 다니며 혼자 사는 노인들의 빨래를 해주고 화장실 청소도 마다하지 않던 현정은씨라는 사실 때문이다. 수수한 옷차림으로 어떤 날은 머리의 물기도 말리지 않은 채 엘리베이터도 없는 5층의 허름한 광화문 사무실에 과일봉지를 들고 나타나던 그 ‘마음씨 좋은 아줌마’가 회장님 사모님이었다니…. <본보 2004년 11월4일자 14면>
북한을 방문하고 17일 경기도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소에 모습을 드러낸 빨간 재킷 차림의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나즈막한 목소리로 남북 공동합의 발표문을 읽어내려갔다. 1년여간 꽉 막힌 금강산관광에 물꼬를 튼 것은 물론 남북관계에도 해빙을 알리는 수확이었다. 다섯번이나 북한 체류 일정을 연장하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묘향산 면담’을 이뤄낸 뚝심은 어디에서 나왔을까.
‘불도저’란 별명을 들었던 시아버지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영향일까. 큰 손으로 유명한 어머니 김문희 여사의 피를 이어받은 것일까.
현 회장은 고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이 2003년 8월 자살하기 전까지 여느 현대가의 며느리들처럼 조용히 남편을 내조해온 평범한 주부였다. 정 명예회장 생존 당시 현대가는 서울 청운동 자택에 모여 온 가족이 이른 아침 식사를 함께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가 며느리들은 다른 그룹들과 달리 그림자 내조로 유명하다.
현 회장은 남편이 사망하기 전까지 2녀1남 자녀들이 간혹 재벌가 자녀가들이 그렇듯 물질적 풍요 속에 삐딱한 길을 걷지 않을까 걱정하며 남편을 내조해 왔다. 현 회장은 특히 막내 아들 영선씨가 어렸을 때부터 게임기와 전자기기 등에 빠지지 않을까 걱정해 아들을 손수 자원봉사단체에 데리고 다니며 사회와 어울리며 올바르게 살아가는 법을 가르치고 싶어했다. 인추협 회원들은 바쁜 시간을 쪼개 당시 경복고에 다니던 영선군을 데리고 다니며 내집앞 눈 치우기 운동과 독거노인 돕기 등 자원봉사활동을 했던 현 회장을 기억한다.
하지만 현 회장은 정 회장의 자살을 겪은 후 시아버지와 남편의 유지를 이어받아 대북사업을 이어가면서 동시에 위기에 놓인 현대그룹을 이끌어가야 하는 강인한 기업 최고경영자(CEO)로 변신했다.
현 회장은 2003년 8월 시숙인 정상영 KCC 명예회장이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매집에 나서면서 치열한 경영권 분쟁을 벌이기도 했다. 현 회장은 시숙과 며느리와의 싸움에서도 승리했다. 이어 시동생인 정몽준 의원이 대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그룹과 또 한차례 경영권 분쟁을 치르기도 했다.
현 회장은 2005년 10월 김윤규 당시 현대아산 부회장 해임건과 관련해 현대의 대북사업이 전면 중단위기에 놓였을 때도 승부사 기질을 발휘해 위기를 모면했다. 당시 현 회장이 개인 비리를 이유로 김 부회장을 ‘종기’로 비유하며 내치자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위원회는 현대와의 모든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현 회장은 북한을 ‘친구’로 표현하며 북측의 오해를 풀어 돌파구를 뚫었다.
2005년 7월16일 현 회장은 맏딸인 정지이 현대 U&I 전무 등과 원산에서 김 위원장과 3시간30분간 오찬을 겸한 면담을 진행해 김 위원장으로부터 백두산 관광사업 독점권과 개성 시범 관광이라는 ‘선물’을 받았다. 김 위원장은 앞서 2005년 6월 6·15 통일대축전에 참가한 현 회장에게 “금강산은 정몽헌 회장한테 줬는데, 백두산은 현정은 회장한테 줄 테니 잘 해봐라”며 힘을 실어줬다.
현 회장은 2007년 10월4일 남북정상회담 당시 노무현 대통령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하고 귀환했다. 이어 2007년 10월 말에는 김 위원장이 내주는 특별기를 타고 백두산을 참관하는 등 4박5일의 방북 일정을 마치고 돌아와 백두산과 개성 관광 사업권 확보, 내금강 비로봉 관광 성사라는 방북 선물을 안겼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명희 기자 mheel@kmib.co.kr
김정일 "원하는거 있으면 이야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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