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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르네상스

그린페 2009. 8. 6. 08:50
세계는 지금 '철도 건설 르네상스'
[조선일보] 2009년 08월 06일(목) 오전 03:08   가| 이메일| 프린트
철도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철도는 비행기나 자동차보다 탄소 배출이 획기적으로 적어 지구촌 최우선 과제인 지구 온난화 저지에 가장 적합한 교통수단이다. 일본 국토교통성 자료에 따르면, 한 사람을 1km 수송할 때 드는 에너지는 비행기가 철도의 3.5배, 승용차는 5.8배에 달한다. 또 철도가 지나는 지역 간의 연계성을 높이고, 역이 건설되는 도시의 발전을 부추기는 효과도 있다.
증기기관과 철도의 '원조'인 영국 은 노후한 철도망을 고속철(高速鐵)로 업그레이드하는 계획을 수립했다. 2020년까지 현재의 세 배인 1만5300㎞까지 확장될 서유럽 고속철도망에, 영국을 편입하겠다는 것이다. 앤드루 아도니스(Adonis) 영국 교통장관은 "시속 250마일(약 402㎞)급 고속철을 건설해 연간 단거리 항공 여객 수요의 약 40%인 4600만명을 고속철로 돌리겠다"고 4일 밝혔다. 첫 단계로 70억파운드(약 14조원)의 비용을 들여 런던 에서 중부 버밍엄 사이에 2020년까지 고속철 망을 건설하고 이를 북쪽으로 스코틀랜드 글래스고까지 연장할 계획이다.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은 이 계획을 "빅토리아 시대 이후 170여년 만의 철도 인프라스트럭처 대수술"로 표현했다. 영국은 매년 190만회의 항공편으로 1억6900만명이 이동하지만, 이 중 70%는 국내나 서(西)유럽으로 가는 단거리 여행이다.
아라비아 반도의 석유 부국 모임인 걸프국가연합(GCC)은 쿠웨이트 ~ 사우디아라비아 ~ 카타르 ~ 바레인 ~ 아랍에미리트 ~ 오만 을 잇는 110억달러(약 13조원) 규모의 'GCC 철도망' 건설계획을 세우고 GCC 각료회의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2016년 완공이 목표로, 각국별 준비 작업은 이미 시작됐다. 아랍에미리트(UAE)는 6월 초 정부가 10억디람(약 3340억원)을 출자해 국영 철도사 '유니언레일웨이'를 설립했다고, 현지 일간지 더 내셔널은 보도했다. GCC의 맏형인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서부 이슬람 성지 메카와 메디나 사이에 시속 360㎞급 고속철 노선을, 동부의 수도 리야드 와 서부 제다 사이에는 950㎞ 거리를 잇는 신규 철도 노선을 건설할 계획이다. 아라비아 반도를 횡단해 홍해와 걸프가 철도로 이어지는 대역사(大役事)다.
아프리카도 자원 개발붐을 타고 수출용 철도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엔아프리카경제위원회(UNECA) 통계에 따르면, 아프리카 철도망 밀도(密度)는 유럽의 2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1000㎢당 2.96㎞ 수준이다. 이마저 광산물 수송량이 많은 남아프리카공화국(총 길이 약 2만4000km) 등 남아프리카에 집중돼 있다.
천연자원의 국제가격 상승에 힘입어, 자원 부국들이 철도 건설에 목말라 있다.
중국은 이미 2006년 나이지리아에서 25억달러 규모, 2007년 수단에서 19억달러 규모의 철도 공사를 수주(受注)했다. 인도는 인도양 건너 마주한 동아프리카공동체(EAC)와 협력해 이 지역 철도개발 종합계획을 수립했다. 남아공(南阿共)이 총 37억달러 규모의 철광 수송용 시센~살다나 노선 입찰을 내년에 계획하고 있고, 부룬디가 40억달러 규모, 리비아가 총 57억달러 규모의 철도 건설 계획을 수립했다. 영국 런던에서 발행되는 아프리카 경제 전문지 '아프리칸 비즈니스'는 "아프리카에 '철도 르네상스'가 도래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