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서천고속도로(필방)

한국도로공사 충청본부는 오는 28일 공주 나들목에서 한승수 국무총리 등이 참석한 가운데 두 고속도로의 개통식을 갖고 이날 오후 6시부터 일반차량 출입을 허용한다고 20일 밝혔다.
이에 따라 종전 충청권 내륙에서 2∼3시간 소요되던 서해안 지역까지 차량 통행시간이 크게 단축돼 대전·충남 전 지역이 한 시간 생활권으로 편입됐다.
당진∼대전 간 고속도로는 총연장 91.6㎞(4차로)로 국도로 2시간 넘게 걸리던 구간을 1시간 이내로, 80분 걸리던 공주∼서천 간 고속도로(총연장 61.4㎞·4차로)는 40분 이내로 각각 단축된다.
2001년부터 총 1조7299억원이 투입된 당진∼서천 고속도로에는 산지나 농경지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142개(20.3㎞)의 교량과 7개 터널(3.2㎞)이 건설됐으며, 호남고속도로와 분기되는 ‘유성’, 천안∼논산고속도로와 분기되는 ‘공주’, 서해안고속도로와 연결되는 ‘당진’ 등 3개 분기점과 9개 나들목이 설치됐다.
또 이용객 편의를 위해 공주와 공주 신풍, 예산, 당진 면천 등 4개 휴게소가 건립됐다.
9555억원의 건설비가 소요된 서천∼공주 고속도로에는 당진∼대전 고속도로와 갈라지는 ‘서공주’, 서해안고속도로와 연결되는 ‘동서천’ 등 2개 분기점과 5개 나들목, 2개 휴게소(청양·공주)가 각각 설치됐다.
이용 요금은 대전∼당진 간 4500원, 서천∼공주 간 3500원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도로공사는 두 고속도로 개통으로 서해안선과 천안∼논산선, 경부선과 호남지선 같은 연계노선이 어우러진 효율적인 도로망이 구축돼 충청 내륙지역과 서부 내륙지역 개발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서해안 지역에 대한 접근성이 크게 개선돼 지역 관광산업 활성화가 기대된다.
대전=임정재 기자
-백제때 한 노인의 현몽으로 건지산 기슭에서 모시풀을 발견 1,300여년 동안 이어온 한산 모시의 고장
-고려시대에는 명나라의 공물로 조선시대는 임금에게 바치는 진상품으로 잠자리 날개와 같이 섬세하고 통풍성, 흡수력의 발산 속도가 빠름
대전 중구 대흥동 중구청 도로 맞은편 거리는 ‘필방 거리’. 대전은 물론 충남, 충북, 강원 등지의 서화가들이 분주히 드나드는 곳이다.
필방은 종이, 붓, 먹, 벼루 등 서예 및 동양화의 재료와 관련 서적을 판매하는 곳이지만 단순한 판매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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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씨를 쓸 건가요, 아니면 그림을 그릴 건가요.”
글씨를 쓸 것이라고 대답해도 질문은 그치지 않는다.
“전서인가요, 아니면 예서, 행서, 해서, 초서….”
화선지마다 붓이 지나는 느낌과 먹물이 번지는 정도 및 속도, 말랐을 때의 쭈그러짐 등이 달라 서체에 따라 종이도 달라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 필방 박문양(73) 대표는 이런 세심한 조언이 가능한 전문가. 1982년 필방을 열기 전 전북 전주의 한지 제조업체에서 상무로 근무하면서 50여 가지 한지의 속성과 질을 최종 테스트하는 작업을 맡았고 직접 수준급의 문인화도 그리고 있다.
가족에게도 새 제품이 들어오면 반드시 사용해 본 뒤 판매하도록 하고 있다. 고객의 취향에 맞는 제품을 골라 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딸이 한국화를 전공하고 며느리가 서예를 전공해 3월에는 3대가 같이 동양화 및 서예, 전각 가족전을 열기도 했다.
이 필방이 1982년 이곳에 문을 연 뒤 일신, 백제, 청양, 파고다 필방이 주변에 들어섰다.
“처음 문을 열 때 작은 필방이 하나 있었는데 서울 인사동보다도 비싸게 팔았어.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 가격을 대폭 내렸더니 지역 서화가들이 서울 가는 일이 없어지더군.”
그는 “필방은 기술업이고 문화사업”이라며 “서화가들이 제품에 만족하고 이를 토대로 좋은 작품을 만들어 낼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20여 년 전통의 일신필방은 이 필방에 13년 동안 붓을 납품해 온 곽대형(33) 대표가 지난해 인수했다. 그의 부친은 2대째 직접 서예붓을 제작해 오고 있는 장인이고 곽 대표가 또 제작법을 전수받고 있다.
곽 대표는 “붓은 용도(서예용과 그림용)와 서체 등에 따라 100가지가 넘는다”며 “붓을 알기 때문에 고객이 원하는 용도에 따라 골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와 중국 등 두 곳에 붓공장을 두고 있다.
백제필방 장대근(54) 대표는 4대째 전통 붓을 매는(제작하는) ‘100년 장인가’의 가업을 잇고 있다. 그는 2003년에는 아이가 처음 태어났을 때의 머리카락을 활용한 배냇머리붓(태모필)을 제작해 특허를 받기도 했다.
대한민국서예대전 초대작가 및 심사위원을 지낸 대전지역 중견 서예가 일강 전병택 씨는 “대전 구도심의 필방들은 좋은 재료를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고 있고 필방 주인들의 전문성도 높은 편이어서 전국에서 고객이 찾아온다”고 말했다.
이곳의 필방들은 옛 도심을 묵향으로 가득한 예술과 문화의 거리로 유지해 주는 버팀목이다.
호남한지필방 042-254-1969, 일신필방 257-7402, 백제필방 255-7320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