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권도 “신뢰 가교”환영
공화당선 “순진한 접근”비판
이라크 방문을 끝으로 8일간의 해외 순방을 마무리하고 7일 귀국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후 첫 국제무대에서 화려하게 데뷔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지난달 31일 런던에 도착하면서 “가르치기 위해서가 아니라 듣기 위해 이 곳에 왔다”고 말한 오바마는 부시 행정부의 일방주의 외교와 180도 다른 새로운 미국의 모습을 전 세계에 보여줬다는 점에서 일단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바마는 런던을 비롯해
프라하,
이스탄불 등 방문도시마다 열렬한 환영을 받았으며 각국 정상들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달리 한껏 몸을 낮춘 오바마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유럽 언론들은 오바마와 퍼스트레이디 미셸을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 부부와 비교하며 젊은 대통령 부부에 열광했다.
오바마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조세피난처 문제를 둘러싸고 대립했던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을 설득해 노련한 중재자라는 찬사도 받았다. 특히 오바마는 동맹국의 반대에 아랑곳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미국의 국익을 추구하는 대신 대화를 중시하면서 미국에 우호적인 국제사회를 만들고 인간적인 국제질서를 추구하는 지도자의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이번 해외 순방이 실질적인 내용 면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G20 정상회의에서는 당초 우려와 달리 무난히 합의를 도출해 냈지만 미국이 요구했던 추가 경기부양책 문제에서는 유럽 국가들의 지지를 끌어내지 못했다. 나토 정상회의에서 유럽 동맹국들은 아프간군의 훈련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군병력 제공에는 선뜻 나서지 않았다.
특히 공화당 인사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이상적인 외교정책이 냉엄한 국제정치의 현실과 거리가 먼, 순진한 접근이라고 반발하고 있는데 뉴트 깅그리치 전 하원의장은 핵 안보를 포함한 현 행정부의 외교노선을 “팬터지 외교정책”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이슬람권에서도 미국과 이슬람간 관계 복원을 위한 오바마 대통령의 노력을 환영하고 있다.
아무르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은 7일 오바마 대통령의 터키 방문이 “미국과 10억 무슬림간 신뢰의 가교를 놓았다”고 평가했고 심지어
리비아의 국가원수 무하마르 카다피도 국영 라디오방송 연설에서 오바마 대통령을 “제국주의 어두움 속에 빛나는 횃불”에 비유하면서 그의 이성적 화법이 “전임자의 오만함”을 분쇄했다고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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