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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재.보선
그린페
2009. 2. 4. 22:43
정동영 ‘출마’·손학규 ‘은둔’ 상반된 행보
민주당의 무관 ‘거물’인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과 손학규 전 대표가 4월 재·보선을 놓고 상반된 행보를 하고 있다.
정 전 장관은 출마를 기정사실화하면서 여의도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반면 손 전 대표는 출마 불가 의사를 명확히 하고, 책 속에 파묻히는 등 은둔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정동영 전 장관 출마는 이미 흐름을 탔다. 그와 가까운 최규식 의원은 4일 전화통화에서 “정 전 장관이 이전에는 이야기조차 하지 않았지만, 최근 진전된 표현을 하고 있다”며 “출마하겠다고 결심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최근 “원내에서 활동해야 한다거나 입장을 분명히 할 때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 이달 중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정 전 장관은 그간 미국 듀크대에서 연수를 하면서도 측근 의원들에게 수시로 전화를 걸어 당 안팎 상황을 물었다. 실시간으로 인터넷을 통해 언론 보도를 점검하는 등 촉각은 여의도에 뻗쳐 놓았다. 지난해 말에는 측근들의 송년회 때 인터넷을 통해 화상대화를 했다고 한다.
정 전 장관이 출마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서 당내 논란도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의 출마에 부정적인 당 지도부와의 갈등이 표출될 수도 있다. 공천 신청 자체를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정동영’이란 화약고가 한바탕 민주당을 요동치게 할 분위기다.
손학규 전 대표는 다시 학자로 돌아간 듯하다. 지난해 7월 전당대회 이후 물러나 살고 있는 지인의 춘천 전원주택 서재에 이번 겨울 동안 수백권의 책을 들여놓았다고 한다. 페치카(벽난로)도 새로 놓는 등 본격적인 ‘탐구’의 길로 들어섰다. 자신의 저서 <진보적 자유주의의 길>을 재집필하기 위함이다.
설 전에 지역구인 서울 종로의 시장과 작은 봉제공장에 들러 인사를 나누고 격려했을 뿐 정치적 행보가 읽힐 만한 일은 하지 않고 있다. 다만 이전에 제 사람 안챙기던 그가 주변 사람을 챙기기 시작했다고 한다. 후보시절 따라다니면서 동영상을 찍던 자원봉사자에게까지 전화를 걸어 직장을 알아봐줬다고 한다.
한 측근은 “최근 손 전 대표는 ‘작은 것을 탐하다가는 큰 것을 잃을 수 있다. 지금 출마는 모양새도, 명분도 없다’고 했다”며 “대한민국 진보가 새로운 진보로 거듭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몰두해 있고, 선거는 안중에도 없다”고 말했다.
다만 올 하반기에 정치권 복귀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진보적 자유주의의 길> 개정판 집필을 마치면, 이를 계기로 출판 기념회 등을 통해 돌아올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최우규기자
정동영 덕진 출마설 ‘전주가 발칵’
정치인으로서 정계 복귀를 위한 자연스런 결정이라는 당위성부터 이명박 정부를 탄생시킴으로써 민주주의를 후퇴시킨 1차적 책임이 있는 장본인치곤 너무 안일한 길을 선택한다는 비판이 격돌하고 있다.
외견상으로 찬반여론이 동등하게 격돌하는 것처럼 비춰지지만 밑바닥 정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최근 한 지역 일간지 여론조사 결과 정 전 장관의 출마에 찬성한 응답자가 50%라는 수치를 놓고도 비판적인 유권자들은 “50%는 사실상 출마를 반대하는 것과 다름 없다”며 정 전 장관의 출마에 문제를 삼고 있을 정도다.
무엇보다 서울 동작을에서 진행 중인 재판을 뒤엎을 명분이 없다는 것이다.
정 전 장관은 현재 동작을 지역위원장이다.
그러나 지난해 총선 당시 정 전 장관과 경쟁했던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에 대한 ‘재정신청’이 받아들여져 재선거 여지를 남겨놓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정몽준 의원이 국회의원 자격을 상실하면 동작을도 재선거가 실시될 수 있다는 점에서 동작을 유권자들을 납득시킬만한 명분이 없다.
재선거가 예상되는 지역구를 버리고 출마만 하면 당선이 보장되는 전주를 선택하는 것은 책임있는 정치인이 아니라는 시각이 비등하다.
여기에 의리 문제도 대두된다.
채수찬 전 의원을 정계에 입문시킨 장본인으로서 정치적인 멘토로서 역할을 저버린 채 후배의 지역구를 뺏는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배제하기 어렵다.
채 전 의원의 경우 성실한 의정활동과 경제전문가로서 식견을 인정받았기에 정 전 장관의 출마는 후배의 지역구를 밀고 들어온다는 옹색한 처지도 더해지고 있다.
도민들은 정 전 장관의 정치 활동 재개나 재출마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17대 대선과 18대 총선에서 연이어 패배하면서 역주행 정부를 탄생시킨 장본인으로서 책임지는 정치인의 자세를 버리고 쉬운 길을 간다는 점에서 유권자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공천 폐해의 직접 피해자인 채수찬 전 의원은 3일 공천자격심사위에 신청을 함으로써 출마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의리와 현실 사이에서 장고 중이지만 덕진구민과 개인의 명예회복, 그리고 경제 전문가로서 식견을 펼치기 위한 출마해야 한다는 지지여론에 힘입어 출마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도내 국회의원 A씨는 “정 전 장관을 공천해야 한다는 추대론을 접하곤 황당했다. 서민경제와 남북관계가 망가지고 ‘강부자’를 위한 정책을 강행하는 현 정부의 폐해를 감안하면 당선이 보장되는 전주 출마는 무책임하다”고 강조했다.
공무원 B씨도 “큰 정치인으로서 역할을 해야지 실패한 골목대장으로 전락하는 길을 택할 경우 도민들의 자존심에 상처를 안긴다”며 덕진 출마에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 / 새전북신문 김종필 임병식 기자 montlim@sj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