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푸틴 총리는 25일 블룸버그 TV와 인터뷰에서 조지 부시 전 행정부가 추구한 외교 정책의 부정적 결과를 나열하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동유럽 미사일방어(MD)계획, 우크라이나와 그루지야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 등을 재고할 수도 있다는 신호들을 보내오고 있기 때문에 오바마 행정부 아래서 미국과의 미래 관계를 `조심스럽게' 낙관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 주변에서 MD 계획을 서두를 필요가 없으며 좀 더 분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우리는 그런 발언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MD 계획의 실효성을 재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피력한 바 있다.
부시 전 행정부는 이란과 북한 등 소위 `불량국가'의 잠재적 미사일 위협에 맞서 MD 계획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여왔고 러시아는 이 계획이 자국 안보를 위협하는 행위로 간주, 지난해 말 폴란드 인근 러시아령 칼리닌그라드에 단거리 요격미사일을 배치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푸틴 총리는 또 "`오바마 팀'이 우크라이나와 그루지야의 나토 가입만이 이들 국가의 안보를 확보하는 길은 아니라는 견해를 보이는 것도 반가운 신호"라면서 "우리는 국제 안보에 최선의 방안을 찾는 일이라면 어떤 논의도 할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와 그루지야는 지난해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 속에 나토 가입 전단계인 회원국행동계획(MAP) 승인을 추진했지만 이에 반대하는 러시아와 러시아의 눈치를 본 일부 서방 국가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와 함께 푸틴 총리는 최근 우크라이나와의 가스 분쟁을 언급하면서 "우크라이나에서 요즘 일어나는 일들은 과거 부시 행정부와 유럽연합(EU)이 저지른 행동의 결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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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전에 갔다온 중국 일조시 취재여행
배타고 떠나는 여행(22)/평택-일조 항로를 가다 | ||||||||||||||||||||||||||||||||||||||||||||||||||||||||||||||||||||||||||||||||||||||||||||||||||||||||||||
C&훼리 KC레인보우호 타고 산동성 여행 세계 문화유산 공묘, 태산 등 볼거리 풍성
기자는 4월 30일부터 5월 2일까지 4박 5일간 C&훼리의 협조로 평택-일조간을 운행하는 C&훼리의 KC 레인보우호를 타고 일조시와 산동성 일대를 돌아보고 왔다. 일조항과 산동성의 물류 환경, 항만 현황, 산업분포 등 산술적이고 경제적인 관점에서 벗어나 말 그대로 ‘배타고 떠난 여행’에 대한 감상을 주로 서술하고자 한다. ■ 부드러운 출항, 시원한 바람 약간 늦은 점심을 먹고 KC 레인보우호에 승선했다. KC 레인보우호는 총 길이 170m, 폭 25m, 총톤수 2만 4946톤, 여객정원 785명이고 컨테이너는 210teu까지 적재할 수 있으며 평균 25노트의 속력으로 평택과 일조간을 매주 3항차 운항하는 카페리선이다. 평택항 여객터미널에서 출국절차를 받은 후 직접 승선해보니 작은 호텔 로비에 들어온 느낌이었다. 안내실에서 키를 받아 숙소로 이동하면서 배 특유의 구조적인 특성과, 고객들의 편의를 위해 마련된 편의시설이 조화를 이루어 선상 호텔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C&훼리측에서 로열스위트 룸을 기자단에게 배정해 주었는데 방 규모가 약간 작은 것을 제외하고는 일반 호텔의 트윈 룸과 다르지 않았다.
선상에서 제공되는 식사는 훌륭했다. 일반 식사와 함께 스테이크가 제공되었는데, 가격은 일반 식당가격인 5000원이었다. 평소 멀미가 심한 기자는 멀미걱정에 속을 비울까도 생각했지만 결국 다 먹어버렸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멀미 걱정은 말 그대로 ‘기우’였다. 선내에는 여러 가지 편의시설들이 있었는데, 가장 마음에 드는 시설은 바다를 바라보며 탕에 몸을 담글 수 있는 사우나 시설이었다. 기자단은 객실마다 욕실이 있어서 이용할 필요는 없었지만 일반 이코노미 룸이나 비즈니스 다다미 객실을 이용하는 승객들은 아무런 불편함이 없이 이용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이 이외에도 노래방, 편의점, 면세점, 체육시설 등의 편의시설이 마련되어 있어 선상에서도 쾌적한 여가활동을 즐길 수 있는 시스템이 구비되어 있어 선내를 돌아보며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선박여행만의 매력을 즐길 수 있었다. ■안개 자욱한 일조항 일조시는 2003년에 평택과 항로가 개설된 항만도시로 약 300만명의 인구를 가진 중소 도시이다. 그러나 일조시가 가지고 있는 항만 및 해양관광 인프라 덕분에 최근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도시로 2003년에 'China Top Tourist City'로 선정된바 있다. 여객선 전용 부두가 없어 일반 부두에 정박했는데 아직은 항만 자체에 정비가 덜 되어 있어 환경은 많이 열악한 편이었다.
홍보관 옥상 전망대에서 일조항의 거대한 갠트리크레인을 보고 있자니 일조항의 힘찬 발걸음이 느껴지는 듯 했다. 기자단은 일조항 항만국 맹칭뺘오부국장, 일조시 여행국 장롱잉 부국장과 일조시내 호텔에서 점심을 함께했다. 이 자리에서 C&훼리 홍보 총괄 명재곤 상무는 “일조시 정부가 C&훼리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준데 감사한다”며 “초기에는 많이 힘들었지만 일조시 덕분에 현재 평택-일조간 항로가 정상화 될 수 있었다”며 감사했다. 이에 장 부국장은 “C&훼리 덕분에 일조시도 발전할 수 있었다”며 “일조시와 C&훼리의 발전을 위해 상호 노력하자”고 말했다. ■ 곡부 가는길
두 번째로 과속 차량이 상당히 많았다. 화물차량과 달리 일반 승용차량들은 높은 품질의 고속도로를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었다. 기자가 탄 버스가 약 100km정도의 속도로 달리고 있었는데 일반 추월 차량들이 순식간에 버스를 추월해 지나가는 것을 보고 놀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적어도 150km이상의 속도로 달리고 있었다. 이 같은 현상은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버스들도 비슷했다. 이와 더불어 고속도로에서의 역주행, 무단횡단 등 자칫하면 대형 사고로 연결될 수 있는 위험요소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문화혁명과 개발제한의 곡부
든든한 저녁을 먹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가벼운 복장으로 이국의 활기찬 저녁산책을 즐겼다. ■ 곡부에서 杏壇聖夢은 봐야 한다.
공연을 관람한다고 했을 때 기자는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워낙 기자가 무용 등 예술분야에 대한 조예가 부족해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였으며, 더군다나 관광지의 그저 그런 패키지 관광코스쯤으로 과소평가했었기 때문이기도 했는데 실제로 관람하고 나서 기자의 짧은 식견과 편견이 얼마나 한심한지 알게 되었다.
공연은 매우 훌륭했다. 공자의 사상을 어떻게 표현한 것인지 내용을 이해하기 힘들지만 화려한 조명과 함께 쉴 사이 없이 진행되는 공연은 웅장하며 아름다웠다. 집단체조와 기예. 화려한 소품, 역동적인 율동 등의 화려함과 이를 뒷받침하는 웅장한 음악 및 조명에 결국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문화유산이 있는 지역이라 해도 허름한 도시의 모습에 어느 정도 편견을 가지고 있었던 기자에게 가장 훌륭한 관광 인프라는 문화라는 사실을 가르쳐준 시간이었다. 입장료는 약 80위안으로 중국 노동자 평균 임금의 1/10이나 하는 비싼 가격이지만 그 만한 가치가 있는 공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야시장에서 커다란 번데기를 먹다
한 나라의 과거를 보려면 박물관을 보고, 미래를 보려면 학교를 보고, 현재를 보려면 시장에 가라는 말이 있다. 중국의 현재는 매우 활기찬 모습이었다. 자본주의의 도입이후 경제는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는데, 이 같은 성장은 비단 제조공장, 항만순위 등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었다. 기자단은 중국의 급성장 한가운데서 고단백 매미유충을 먹으며 중국의 경제와 활기를 느꼈다. ■ 공묘, 공부, 공림 - 황제와 동급
5만㎡규모에 장원으로 공자의 후손들이 살던 공부는 약 500여칸의 방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전면의 집무실과 후면의 생활공간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명청시대의 황실과 버금갈 만큼 화려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전면에 집무실이 위치해 있으며 좌측에는 가족묘가, 우측에는 공부하는 학당이 마련되어 있다. 맨 후면에는 내실이 위치해 있는데 명, 청 시대에는 이 후원에 7세 이상의 남자가 발을 들이면 죽음을 면치 못했다고 한다. 내실로 들어가는 길은 매우 협소한데 가이드의 말에 따르면 이 같은 이유는 우선 공부의 여인들이 이 길을 다닐 수 있을 정도의 몸매를 유지 할 것을 당부하기 위함과, 외인이 침입했을 시 도주로를 차단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공묘에서 약 10분 거리에 떨어진 세계 최대(最大), 최고(最古)의 씨족묘인 공림은 2만㎡규모에 약 10만여개의 묘지가 자리하고 있다. 공부에서 약 2km정도 떨어져 있는데 묘지가 성벽으로 둘려 쌓여 있다. 이 묘지에 입묘할 수 있는 사람은 공씨성을 가진 남자로 제한되어 있으며, 공씨성을 가진 여성과, 공씨가문에 시집온 여성은 성벽 안에 입묘할 수 없다고 한다. 당나라때 공자가 문선왕(文宣王)으로 추봉됨에 따라 공자의 묘는 왕릉이 되어 있으며 비석에는 大成至聖文宣王墓이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황제가 참배할시 격이 낮은 왕에게 참배한다 하여 분노를 살까봐 후손들이 커다란 돌로 왕(王)자의 맨 밑변을 가려 간(干)자로 보이게 만들었다는 사실이다.
■태산에 올라 천하를 굽어보지 못하다. 기자단은 애석하게도 태산의 명물 7412계단으로 태산에 오르지 못했다. 정해진 시간동안 돌아보는 여행의 일정상 어쩔 수 없는 아쉬움이 되었으며, 차후 계단을 통해 오르겠다는 목표가 되었다. 태산은 특이하게 케이블카를 타는 승강장까지 일반 차량이 올라갈 수 없게 되어 있었다. 즉 산 입구 주차장에 일반 차량을 주차한 이후 태산관리관청에 속한 버스를 타고 케이블카 승강장까지 이동한 이후 케이블카를 탑승하는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었는데, 관광객에겐 불편할 수 있지만 지역민 고용효과와 관광산업 발전이라는 측면에서는 매우 흥미로운 시스템이었다. 케이블카는 4인이 탈 수 있는 곤돌라형 이었는데 설비를 바꾼 지 얼마 되지 않았는지 깨끗하고 안전해 보였다. 이날 비가 오고 바람이 약간 불어서 진동이 느껴져 마치 어트랙션을 타는 듯 한 스릴이 느껴지기도 했다. 케이블카는 산 정상에서 약 1시간정도 떨어진 지역까지 이동할 수 있었다. 시간상으론 약 10여분을 이동하는데 구름이 짙어서 아무것도 안보였다. 케이블카에서 내린 후 정상의 벽하사(碧霞祀)까지 가는 길에는 수많은 식당과 기념품 가게들이 있었다. 길은 전부 돌로 포장되어 있어서 전혀 등산 같지 않은 느낌이었다. 마침 이날 노동절 연휴를 맞아 수많은 중국인들이 벽하사로 참배를 드리러 가고 있었다. 등에 향을 매고 지전을 들고 가족단위로 벽하사를 향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구름에 가려 천하를 굽어보지 못하는 아쉬움도 어느 정도 해소되었다. 태산에서는 모든 길이 다 포장되어 있었다. 등산로는 전부 계단으로 되어 있었으며, 평지는 전부 돌길을 만들어 등산에 불편이 없었다. 가이드의 설명에 따르면 이 같은 시설은 전부 인력으로 이루었다고 했는데, 케이블카 승강장에도 강철 케이블을 들고 산을 오르는 사람들의 사진이 있었다. 태산이 높다하되 중국 인민 앞에 뫼이로다. ■ 만월이 귀국을 인도하다 출국수속을 마치고 다시 KC레인보우호에 탑승했다. 4일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많은 것을 보고 느끼려 했기 때문인지 은근한 피곤이 몰려 왔었다. 하지만 배를 탄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여행이기에 여행의 마지막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배를 타고 떠나는 여행은 다른 여행과는 많이 틀리다. 기자는 많은 여행을 해왔었다. 비행기를 타고 떠난 여행은 효율적인 시간배분이 가능하다. 더군다나 요즈음 한중간에 항공요금은 국내요금보다 저렴한 상품이 있을 정도로 저렴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하루를 보내는 선박여행은 효율성 측면에서 뒤쳐질 지도 모른다. 그러나 배를 탄다는 것은 그 자체가 여행이 된다. 선박을 타고, 바닷바람을 맞으며, 선내에서 선상생활을 만끽 한다는 것, 그 자체가 여행이 되는 것이다. 비행기에서 잠깐 앉아 있다 내리는 행위는 이동일 뿐 여행이 될 수 없다. 그래서 기자는 이번 여행에서 가장 큰 의미는 공자의 자취를 밟아본 것도, 태산에 오른 것도, 일조항만을 둘러본 것도 아닌 배를 타고 다녀왔다는 점이다. 아니 배를 타고 갔다 온 것이 아닌, 배를 탄 여행이었다는 점이다. 돌아오는 길은 마침 음력 15일 이었다. 여행의 흥분과 아쉬움을 달랠 길이 없어 선미 갑판에 나와 보니 밤바다에 달빛이 가득 차 있었다. 낭만이 가득한 여행길을 만월이 배웅하고 있었다. |
언제더라... 제작년에 선배기자들과 함께 갔다온 중국 취재여행기사.
뭐 술먹은 기억밖에 안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