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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게임

그린페 2008. 11. 28. 06:32
머쓱한 최대 경상흑자..한·미 통화스와프 40억달러 처음 반입
10월 경상수지가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또 한·미 통화스와프 자금 40억달러가 국내에 들어온다. 국내경제에 쌍끌이 호재가 생긴 것이다. 하지만 속을 뜯어보면 근본적 개선은 국민일보
"왕족과 결혼했지만 난 신데렐라로 남기 싫었다"
[조선일보] 2008년 10월 30일(목) 오후 10:49   가| 이메일| 프린트

랩(wrap) 드레스 한 장으로 패션 여왕에 등극한 공주.

벨기에 출신의 세계적 패션디자이너 다이앤 폰 퍼스텐버그(von Furstenburg·62)가 서울에 왔다. 31일 개인쇼를 가진 뒤 상하이로 출국하는 빠듯한 일정이다. 30일 이화여대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퍼스텐버그는 평범한 소녀에서 멋진 옛 독일왕족의 예쁜 신부로, 2년 만에 500만 장의 원피스를 팔아 치운 신화적 디자이너로 살아온 자신의 삶을 털어놓았다. 검은 가죽 재킷에 흑백 랩 드레스를 받쳐입은 그는, 강연장이 준비될 때까지 복도 소파에 앉아 소탈하게 자신의 삶과 성공 신화를 말했다.

"여성이 가장 아름다울 때는 자기의 힘을 자신할 때입니다. 여성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과 좋은 관계를 갖는 것입니다. 당신의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하세요." 그 자신이 그런 삶을 살아왔다. 평범한 중산층 유대인 가정에서 자란 그는 독일 왕족 에곤 퍼스텐버그와 열애 끝에 결혼했다. 다이앤의 어머니가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은 유대인이란 점을 생각하면 역사의 아이러니였다. 그러나 다이앤은 왕족의 눈에 든 신데렐라로 머물지 않았다.

"동화는 언제나 아름다운 소녀가 왕자와 결혼하는 것으로 끝나죠? 저에겐 그 '왕자'와의 결혼이 동화의 시작이었습니다. 그 순간 저는 바로 독립적인 일을 갖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제 이름으로 옷을 만들어 패션 비즈니스에 뛰어들었죠." 결혼은 두 아이를 남긴 채 3년 만에 끝났다. 1974년, 홀로 독립한 그가 내놓은 저지 원피스는 단추도 지퍼도 없는 것이었다. "언제든 원하는 순간에 아무런 방해 없이 벗을 수 있는 옷을 만든 거예요. 저 자신이 여성인 것을 즐기고 싶었습니다." 섹시함과 실용성이 공존하는 패션 언어의 승리였다.

"젊어서 성공하자 사람들이 '아, 그 여자, 운이 좋아' 그랬습니다. 하지만 나는 '한때'(has been)였던 여성이 되고 싶지 않았어요. 장신구, 화장품, 옷감 등 도전할 분야가 정말 많았습니다." 그는 여성 디자이너가 여성을 위해 할 일이 정말 많다고 강조했다. "남성 디자이너들은 의상(costume)을 만들고 여성 디자이너들은 옷(cloth)을 만듭니다. 남성 디자이너들이 저지를 쓰는 걸 보셨어요? 도나 카란도 저도 저지 옷감을 좋아합니다. 우리는 우리가 만든 옷을 입거든요."

그는 요즘 미국 만화 주인공 '원더우먼'을 디자인에 이용하고 있다. "원더우먼 이름이 저와 똑같은 다이앤이잖아요! 원더우먼은 무기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힘을 선한 곳에 씁니다. 제가 생각하는 여성 영웅이에요." 자기 이름 머리글자를 따서 디바, 비바, 피파라는 원더우먼 캐릭터도 만들었다. 디바는 은행원, 비바는 가수, 피파는 가정 주부다. 그는 '해 보자!'(Go for it!) 그런 마음을 갖고 있으면 언제든 결실을 얻을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패션디자이너 다이앤 본 퍼스텐버그 (Diane Von Furstenburg)가 한국에 방문해 이화여대에서 강의를 했다. /조인원 기자 join1@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