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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강의 아프리카

그린페 2008. 11. 17. 10:15
검은 대륙이 깨어난다…한국 마지막 열차 놓쳐선안돼
[매일경제] 2008년 11월 16일(일) 오후 06:14   가| 이메일| 프린트
◆검은 대륙이 깨어난다 ①◆

역사는 반복되는 것일까. 1880년대 본격화된 열강들의 쟁탈전으로 20년 사이에 53개 식민지로 분할된 아프리카. 2008년 아프리카에는 다시 열강들의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지금 상황이 그때와 다른 점은 총과 칼 대신 자본이 동원되고 있다는 점이다. 또 침략 주체도 유럽에서 미국 중국 일본 인도 등 전 세계 강대국으로 바뀌었다.

이유는 단 하나. 원유 천연가스 외에 다이아몬드 니켈 등 광물이 풍부하고 발전 가능성이 커 지구상에 마지막 남은 황금의 땅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세계은행 아프리카 분야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존 페이지 박사는 "아프리카는 과거와 결정적으로 다른 새로운 지평을 맞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아프리카는 1975~1985년 경제적 붕괴 시기와 1985~1995년 정체기를 거쳐 1995년 이후 과거의 궤적과는 전혀 다른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프리카는 사실상 중국의 식민지가 되어가고 있다. 지난달 말 찾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국제공항. 그곳에서 앙골라의 수도 루안다행 비행기에 어렵사리 몸을 실었다.

이 항공편 좌석을 서울에서 예약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 이유를 비행기에 올라 알게 됐다. 승객들로 가득 찬 남아공 소속 에어버스 A340-600 대형기(371명 탑승 가능)는 중국 국내선을 연상케 했다. 승객 중 3분의 1은 중국인이었다. 대부분 앙골라에서 현장 노동자로 일할 사람들이었다.

북서쪽으로 3시간을 날아가서 루안다공항에 도착했다. 마중 나온 중국인 안내원에 따라 중국인 수백 명이 한꺼번에 입국 라인에 섰다. 비슷한 시간에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를 경유해서 온 비행기에서도 중국인들이 쏟아졌다.

그들은 북새통 속에서 일행을 잃어버리지 않게 똑같은 노란색 모자를 썼다. 이 공항은 아프리카가 아니었다. 중국의 한 지방 공항이나 마찬가지였다.

나흘 뒤 앙골라에서 출국할 때는 더 믿을 수 없는 일이 있었다. 출국편에는 중국인을 거의 볼 수 없었다. 입국하는 노동자들이 대부분 장기 체류자이기 때문이다.

한재영 주앙골라 대사는 "앙골라에 공식 취업비자를 받은 중국인은 2만명에 불과하지만 최소 10만명이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리비아, 알제리에서 시작되는 북아프리카에서 남아공 등 남아프리카로 이어지는 아프리카 전역에서 중국을 필두로 아프리카 자원을 향한 열강의 쟁탈전은 이렇게 야금야금 진행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