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요로운 해변의 나라, 코스타리카 유기농 커피
유기농 식품 열풍은 새로울 것도 없지만 관련 시장의 세계적인 경향에 대해서는 아직 누구도 바로 알리지 않고 있는 상황. 유기농 식품과 유기농 차, 커피를 중심으로 세계 각국의 유기농에 대한 인식과 관련 시장의 현재와 국내외 업계의 상황 등을 살펴본다. 
1492년 미국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는 그로부터 십년 후인 1502년 4차 항해 중, 지금의 카리브해 연안인 리몬(Limon)에 도착한다. 콜럼버스 일행은 그들을 맞이한 원주민들이 모두 금을 세공한 목걸이를 걸고 있는 모습을 보고, ‘풍요로운 해변’이라는 뜻의 코스타리카(Costa Rica)라고 이름 지어 주었다. 오늘날 코스타리카는 국가명 그대로 중남미에서 정치:경제:사회적으로 가장 안정된 나라가 되었다.
주요 산업은 코코아, 바나나, 블랙베리, 카카오 등 1차 농업이며 그 중에서도 커피가 제 1의 경제자원이다. 커피 농장주들의 규모는 작은 편이지만 세계 9위의 커피 재배국으로 꼽힐 만큼 훌륭한 커피들이 많이 생산되고 있다. 빛나는 태양과 신선한 공기, 강우량도 일정할 뿐만 아니라, 아열대성의 고지대에는 화산재의 풍부한 토양이 잘 발달되어 있고 낮과 밤의 심한 일교차로 인한 높은 밀도가 단단하고 우수한 생두 품질을 보장해 준다. 이 같은 고원지형의 산지와 재배 고도에 따라 커피는 8단계로 구분된다. 일등급이 해발 1,200m~1,650m 이상에서 재배된 SHB급(Strictly Hard Bean), 두 번째는 해발 1,100m~1,250m 이상에서 재배된 GHB급(Good Hard Bean), 세 번째는 해발 800m~1,100m 고지대에서 재배한 HB급(Hard Bean)이다. 그리고 해발 400m 이상에서 수확된 생두는 제일 낮은 여덟 번째 P급(Pacific)으로 분류된다. 고산지대이니 당연히 병충해로부터의 피해도 없고 유기농 커피 재배로지로도 천혜의 조건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코스타리카 유기농 커피가 전 세계 커피 마니아에게 사랑받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결과이다. 높은 고도에서 수확되는 생두일수록 커피가 가지고 있는 아로마(Aroma)나 신맛(Acidity) 그리고 천연향(flavor)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이 같이 커피 재배에 있어 최적의 천연 기후를 가지고 있는 코스타리카의 커피는 대체로 신맛이 강하고 감칠맛과 향이 아주 부드러운 편이다. 특히 수도인 산호세(San Jose) 외곽의 테라주(Terrazu)와 도타 테라주(Dota Tarrazu) 지역은 세계적인 커피가 생산되는 최고의 산지이다. 전문가들은 그중에서도 테라주 지방의 라미니타(La Minita) 농장에서 재배되는 유기농 커피를 최상급으로 평가한다. 이밖에 산칼로스(San Carlos), 산 비토데자바(San Vitodejava) 등에서도 우수한 커피가 재배되고 있다.
또한 자국 내 전체 수출량의 25%를 커피가 차지하고 있으며, 생산량의 30%가 유기농 커피로 재배되고 있다. 2006년 코스타리카 농업 장관이 발표한 수치에 따르면 전체 550만kg 중 유럽에 300만kg, 미국에 200만kg이 수출되었고 그 외 일본, 타이완 캐나다에도 수출되었다고 한다. 이 가운데 순수 유기농 커피가 약 180만kg을 차지한다. 유기농 소비자 협회(OCA:Organic Consumers Association)에 의하면 현재 전 세계 유기농 커피의 소비량은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에 있으며, 중남미의 유기농 재배 농가도 매년 10%씩 상승하고 있다고 한다. 친환경 농산물 선호에 따른 유기농법 경작농가가 이곳 코스타리카의 커피재배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코스타리카는 국가차원에서 유기농 커피재배를 강력히 권장하며 품질 및 경작을 감독:관리하는 체재를 가지고 있다. 당국은 국가 이미지를 유기농 아라비카 커피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 로부스타 커피의 모든 경작을 불법으로 금지하고 있으니, 말 그대로 국가 주도하에 커피산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우선 정부는 현재 자연 그대로의 Sun coffee(태양빛에 의한 순수 유기농 커피) 재배량을 전체 생산량의 30%에서 40% 선 증가로 목표 삼아 농장체제를 전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나머지 70%의 커피도 친환경 커피재배와 거의 같은 Shade coffee(나무그늘에 의한 커피 재배) 경작을 하고 있다. 커피 농장의 90%가 500㎡의 영세한 농장이지만 철두철미하게 유기농 커피를 재배하고 있다. 규모가 작기 때문에 모두 가족 중심으로 경영되고 있으며 아이들 방학도 커피 수확기에 맞춰서 실시한다. 이들은 또한 품질 좋은 유기농 커피재배를 위해 매년 국가 주도하에 단위별 농업협동조합을 운영하며 재배 관련 교육 프로그램, 수확에 따른 인력지원책, 농장별 품질에 대한 평가 등을 통해 전 세계에 코스타리카 유기농 커피를 전파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피베리 커피도 이곳의 명물 가운데 하나이다. 피베리는 일반적으로 열매 하나에 두개의 생두가 들어있는 것과 달리 한 개의 생두만을 가지고 있다. 전 세계 산지에서 생산되고 있기는 하지만 성격상 희소성을 가진다. 이렇듯 코스타리카는 테라주 라미니타 유기농 커피에서부터 코스타리칸 피베리까지, 소위 명품커피는 다 경작되는 최적의 커피산지임에 틀림없다. 미국 그린마운틴 커피회사(Green Mountain Coffee Roaster)의 해외영업 담당자인 Shellie Swan도 미국 내에서 많이 팔리고 있는 제품 중에 하나가 코스타리칸 피베리(Costa Rican Peberry Select)라고 말한다.
1987년, 코스타리카의 오스카 아리아스 대통령은 중남미의 평화협정을 체결한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아리아스 대통령은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나려면 우선 정치적으로 중남미가 안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미국과 유럽을 돌면서 전 세계 부유국에게 지고 있는 악성 부채로 인한 빈곤과 사회불안으로 빈민국들의 아이들과 어른들이 죽어간다고 호소했다.
그동안 이들은 대를 이어온 가난 속에서 하루하루를 연명하고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 코스타리카는 중남미 최고의 지도자 배출과 함께, 안정된 국가기반을 토대로 성공한 유기농 커피를 전 세계 시장에 수출하여 경제적 자립을 이루었다. 1779년 쿠바에서 처음으로 커피 모종을 이식 받아 시작한 커피산업이 ‘풍요로운 해변’의 뜻처럼 코스타리카를 번영의 땅으로 만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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