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경원 “경선 드라마 만들겠다”
한나라당 서울시장 경선 후보인 원희룡·나경원 의원이 30일 나경원 의원으로 후보 단일화를 이뤘다. 이에 따라 오는 3일 치러지는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은 오세훈 현 시장과 나 의원, 김충환 의원의 3자 대결로 압축됐다.
원·나 두 의원은 전날 후보 단일화에 전격 합의한 뒤, 이날 오후 6시까지 여론조사(책임당원 50%+한나라당 지지자 50%)를 실시해 단일후보를 결정했다. 서울시당 소속인 정태근 의원은 “(여론조사 결과가) 정말 근소한 차이였다”고 전했다.
나 의원은 이날 단일후보로 선출된 직후 “허망한 대세론은 안 된다. 원희룡의 ‘뚝심’과 나경원의 ‘세심’이 이번 경선의 드라마를 만들어내겠다”며 “끝까지 함께해서 지방선거 승리로 답하겠다”고 말했다.
원 의원도 결과에 흔쾌히 승복했다. 그는 “손잡고 가는 연합의 힘이 어떤 것인지 저와 나경원 후보를 통해 보여주겠다”며 “5월3일 경선에서 제 이름 대신 나경원 이름에 도장을 찍어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나 의원의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아 당내 경선 지원에 나서게 된다.
이제 관심은 단일후보가 된 나 의원이 3일 경선에서 오세훈 현 시장을 상대로 ‘막판 뒤집기’에 성공할지에 집중되고 있다. 일단 여론조사 수치로만 보면 역전극이 쉽지는 않다. 지난 11일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로 누가 적합한지를 묻는 <한겨레>와 여론조사기관 ‘더피플’의 여론조사 결과, 두 사람의 지지율을 합쳐도 26.6%에 불과해 오 시장의 지지율(34.8%)을 넘지 못한 것으로 나온다. 하지만 두 후보는 단일화 성사에 따른 ‘플러스 알파’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두 사람은 단일화 합의를 통해 패한 쪽이 상대의 선거운동을 성의껏 돕기로 하고, 원 의원은 나 의원의 요구에 따라 전면 무상급식 공약을 철회하는 등 우호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경선에서 두 후보의 단순 지지율 합계를 넘는 상승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오 시장 쪽은 이번 단일화가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것이라고 의미를 깎아내렸다. 오 시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다른 후보의 단일화로 검증 과정이 강력해지고 그럴수록 본선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안창현 이정애 기자 blu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