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강사에서 사업가

그린페 2010. 4. 23. 23:58
강사에서 500억원대 사장으로 변신
[매일경제] 2010년 04월 23일(금) 오전 11:11   가| 이메일| 프린트

하태윤 에듀언스 대표(49)는 전직 학원 수학강사였다. 대학 시절 아르바이트로 과외를 시작했다가 자신이 가르치는 일에 소질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학원강사를 업으로 삼았다. 강사생활 1년 후 직접 소규모 학원도 열었다. 하지만 작은 학원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음을 깨달았다. 강사 역량에 따라 학원 매출이 좌우되고, 강남지역 외 학생들은 역량 있는 강사의 수업을 들을 기회가 적다는 게 안타까웠다.
그러던 중 일본의 선진 학원을 탐방하다가 체계적인 기업형 교육 시스템을 보고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그가 학원 시스템 표준화 연구를 시작한 계기다. 학원 표준화란 쉽게 말해 인기강사에 의존한 기존 교육 시스템을 바꾸는 작업이다. 통일된 교육 콘텐츠를 제공해 어느 지역, 어떤 계층의 학생에게도 똑같이 질 높은 교육기회가 돌아가도록 하는 게 목적. 그의 학원 표준화 시스템은 나름 업계에서 인정받았고, 고려대 사회교육원에서 강의 제의도 왔다. 평생교육원까지 합쳐 총 10년 동안 학원 원장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했다.
2000년대 들어 학원 전사적자원관리(ERP), 화상교육 시스템 등을 개발했고, 2005년에는 학원 관리 시스템 특허도 획득했다.
그는 직접 개발한 250여개의 표준화 프로그램을 갖고 가능성 있는 파트너 학원들을 모았다. 서울과 경기지역의 중소형 학원인 젠아이·필탑·뉴젠·부천 대성학원을 합병해, 지난해 초중고 대상 종합학원인 에듀언스를 설립했다. 뜻을 모은 합병 학원의 대표들은 경영권을 에듀언스에 위임했다. 대신 중간 관리자가 돼 에듀언스로부터 월급과 지분을 받았다. 기존 원장들 입장에서는 연구 개발비는 줄고, 학원 매출은 늘어 실보다 득이 많았다.
기업형으로 운영하기 위해 에듀언스는 설립에 동참한 학원 대표들과 함께 상장기업이었던 씨앤씨테크를 지난해 2월에 인수해 우회상장에 성공했다. 지난 한 해 동안 교육사업 부문에서 얻은 이익으로 씨앤씨테크의 자동차 오디오 관련 제조업 부문 부실을 정리했다. 그 결과 우회 상장 1년 만에 관리종목에서 탈피, 지난해 매출 500억원을 기록했고 당기순이익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하 대표는 에듀언스에서 기존 씨앤씨테크의 사업부문을 조만간 물적 분할할 계획이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교육사업으로 변신하기 위해서다. 본래 그는 온라인교육과 출판사업으로까지 사업부문을 확장하려고 했지만 시기를 조금 늦추기로 했다. 당장은 외형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게 적합하다는 판단에서다.
“올해는 영업이익을 높이기 위해 전국에 10여개의 학원들을 더 모을 계획이에요. 인수 비용은 4년에 걸쳐 분할 지급하고, 부족한 비용은 유상증자로 충당할 예정입니다. 메가스터디가 온라인을 기반으로 성장했다면 에듀언스는 기존의 오프라인 거점의 학원들을 합병해 종합 오프라인 교육기업으로 성장하려 합니다.”
[정고은 기자 chungke@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