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 대한 대규모 보너스 등으로 도덕적 해이 논란이 커지면서 백악관과 정부 측 인사들의 `탐욕스러운 월가`라는 비난이 지속돼 왔다.
이에 오바마 대통령은 상업은행의 자기자본투자(PI)를 제한하겠다고 밝혔고 앤드루 쿠오모 검찰총장 또한 월가 대형은행들에 지난해 보수지급 관련한 정보를 제출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쿠오모 총장이 최근 뉴욕주지사 후보로 나설 것으로 보이면서 월가에서는 다음 총장이 누가 될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월가 보너스에 대해 끊임없이 비난하며 압박해왔던 쿠오모 총장의 뒤를 이어 누가 오느냐에 따라 `월가의 군기잡기` 방향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23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쿠오모 총장이 아직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뉴욕주지사 출마를 위해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애초 다음 검찰총장의 선거는 11월에 있을 예정이었지만 이보다 훨씬 앞당겨질 수 있다는 것.
이에 최근 정부의 월가에 대한 압박이 강화되고 있는 분위기에서 차기 총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WSJ는 에릭 디날로(46) 뉴욕대 경영학 대학원 교수와 숀 코피(53) 전직 원고측 변호사, 캐서린 라이스(44) 나소 지방 검사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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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3명의 강력한 후보 외에도 12명의 잠재적인 후보들이 민주당 내에서 거론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래서 월가에서는 간접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직접적인 후원은 꺼리면서도 미리 후보들의 인심을 얻기 위한 방법에 고심하고 있는 것. 골드만삭스와 모간스탠리 경우 회사의 이름으로 후원하기보다는 특정 임원과 매니저들이 후원금을 내는 방식을 택하기도 했다.
디날로 교수는 뉴욕 보험위험 등을 거쳐 현재 뉴욕대 경영대학원에서 윤리학을 가르치고 있다. 엘리엇 스피처는 1999년부터 2006년까지 뉴욕주 검찰총장을 지내며 강력한 제재로 `월가의 저승사자`로 불렸던 엘리엇 스피쳐의 추천을 받았다.
스피처의 강한 입김 덕분인지 월가로부터 많은 후원금을 받은 상태다. 디날로 교수는 지난 11일까지 180만달러 규모 후원금을 모았는데 이 중 수십만달러 규모 후원금이 데이비드 엔혼 헤지펀드 매니저, 제임스 리 JP모간 부회장, 골드만삭스의 공동창립자인 존 위커리드 등 월가로부터 나왔다.
또 다른 후보인 코피 변호사는 망한 통신회사인 월드콤에 투자해 60억달러를 번 이력이 있다. 한 잡지는 그의 성공을 "월스트리트의 새로운 네메시스(강력한 상대)"로 표현했다.
그는 이런 평가에 대해 "이번 선거에 장애가 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뉴욕 경제에 있어 증권산업은 매우 중요하며 검찰총장이 되면 개인들의 부정부폐를 뿌리뽑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코피는 월가로부터 극히 일부만 후원을 받고 있다. 대신 뉴욕의 법률회사 등을 포함해 동료 변호사들로부터 강력한 지지를 얻고 본인 스스로도 15만달러를 기부했다.
여성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라이스 검사는 검찰총장에 지원하겠다고 아직 밝히진 않았지만 선거를 위한 자금을 모으는 중이다.
라이스의 대변인인 에릭 필립스는 "헤지펀드 매니저인 드와이트 앤더슨과 제임스 시몬스 등 월가의 기부를 받았다"면서 "그녀는 법을 집행하고 개혁하는데 앞장서 왔으며 미국 경제에서 월가의 중요성 또한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