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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해외 대형 빌딩들을 잇따라 사들인데 이어 국내에서도 노른자위 땅의 오피스 빌딩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이다.
25일 국민연금공단 관계자는 "신동아건설이 잠실역 부근에 짓고 있는 신동아타워의 매입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가격 면에서 이견이 있어 절충 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공단은 지난해 11월 한 자산컨설팅 업체에 시장성 평가를 의뢰해 잠실 지역 오피스 시장의 수요 공급 분석 보고서를 받은 바 있다.
◇ 오피스 공급 집중 지역..사업성 우려
지하 6층 지상 30층 규모의 신동아타워(신천동 7-13번지)는 옛 향군회관 부지 중 절반을 신동아건설이 사들여 지난해 6월 착공한 업무시설 빌딩으로 내년 하반기 완공 예정이다. 연면적 9만9547㎡ 규모이며 가격은 5000억원 이상일 것으로 부동산 업계는 보고 있다.
당초 재향군인회는 여러 동의 주상복합 아파트를 지으려 했으나 주택경기가 냉각되자 업무용 빌딩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업무시설은 초기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을 고려해 부지 절반을 신동아건설에 매각한 것이다.
향군도 나머지 절반 부지에 연면적 10만㎡ 규모의 30층짜리 빌딩을 짓고 있다. 각각 향군과 신동아건설 소유의 쌍둥이 빌딩이 들어서는 셈이다.
제2롯데월드 부지와 인접해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받는 곳이지만 회의적인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국내 오피스 시장이 침체를 보이고 있는데다 신동아타워가 들어설 잠실역 주변으로 2개의 오피스 빌딩이 더 지어지고 있는 등 공급이 몰리기 때문이다.
KCC건설은 신천동 7-20번지에 지하 5층 지상 24층 연면적 3만5825㎡ 규모의 빌딩을 오는 7월 준공 예정이다. 또 신세계건설은 신천동 7-22번지에 지하 7층 지상 17층 연면적 2만4531㎡ 규모의 오피스 빌딩을 내년 9월 완공 예정이다.
부동산 컨설팅업계 관계자는 "강남 테헤란로 오피스 공실률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잠실이 오피스 타운으로 뜨려면 임대료를 많이 낮춰야 할 것"이라며 "특히 잠실역 부근은 오피스 빌딩이 동시에 여러 곳 지어지고 있는 데다 분당과 장지동 가든파이브 등의 공급까지 고려하면 임대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지난해 해외부동산 투자 2조7천억
국민연금은 국내외 부동산 시장에서 이미 왕성한 식욕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는 영국 런던 HSBC타워(1조5000억원), 호주 시드니 오로라 플레이스(7500억원), 도쿄 그랜드스퀘어(960억원) 등을 사들이며 해외 부동산 시장의 '큰손'으로 불릴 정도다. 지난해 해외 부동산 투자에 들인 돈만 해도 2조7000억원에 달한다.
국내에서도 시그마타워, 서울씨티타워, KB역삼빌딩, 삼화빌딩, 로즈데일빌딩, 퍼스트타워 등이 국민연금 소유다.
국민연금은 금융위기 등으로 주식부문에서 큰 투자손실을 보면서 부동산 등 대체투자를 강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