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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환희

그린페 2009. 12. 19. 06:37

물론 내가 피운 것은 아니지만 그때 당시 나왔던 담배. 최규하 대통령 취임 기념으로 나왔지만 최규하 대통령은 누구에 의해 끌려 내려오는 그런 일이 생겼죠.^^ 

가본 곳 2008/12/15 19:35


경남 함양군 함양읍에서 마천면으로 넘어가려면 오도재라는 고개를 넘어야 합니다.
오도재를 넘어서면 지리산조망공원이 나오고, 거길 좀 지나면 '조망공원 휴게소'라는 곳이 있는데요.
이 휴게소 계산대 앞 담배포에는 요즘 보기드문 전시물이 과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70~80년대 담배들이 그것인데요. 안에 담배가 들어있는 그 상태로 고이 보존돼 있습니다.

선, 단오, 거북선, 한산도, 아리랑 등 모두 우리말 이름이네요.

샘, 청자, 파고다, 새마을입니다. 새마을은 필터가 없는 저가 담배였습니다. 샘은 '제9대 박정희 대통령 취임'이라는 글이 있는 걸로 보아 1978년 12월쯤으로 보입니다. 그 이듬해 박정희는 그의 심복으로부터 살해됐죠.

명승, 남대문, 한강, 개나리입니다.

개나리도 포장이 두 종류이군요. 은하수도 두 종류였습니다. 마라도도 보이네요.

환희와 은하수, 샘, 선, 단오 등입니다. 이 중에서 단오만 빼고 다 피워본 것들입니다.

오도재를 넘어 마천면으로 가는 길에 있는 휴게소. 이곳에 옛 담배들이 있습니다.

함양군 오도재의 모습입니다.


당시 담배 중 '솔'은 빠졌네요.
어쨌든 그 때 담배들을 보니 '선'만 빼고, 다들 우리말 이름이네요. 요즘은 뜻도 알 수 없는 외국어 이름 일색인데. 우리말 이름이라서 그런지 더 정감이 있
는 것 같습니다.
 
 
 
[별, 시를 만나다] 환희라는 이름의 별자리
권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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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희라는 이름의 별자리
권혁웅
문 열고 들어온 바람에
담배를 피우던 할머니는 연기가 되어 흩어졌다
먼 데서 타오르는 환희 성좌란

백 원에 스무 개씩 하던 사등성들의 묶음,
떨어진 재를 달무리처럼 두른 채
희미하게 빛나곤 했지
검버섯이 보이는 피부야말로
얼굴이 흉내 내는 저녁 하늘이어서
이마의 백발은 지우개가 지나간 흔적이고
미간의 주름은 6B연필로나 따라잡을 수 있지
그 선을 따라가면
도장밥 묻은 얼굴을 만질 것도 같고
천식처럼 피어나는 손끝에 닿을 것도 같은데
문 열고 들어온 바람에
할머니는 연기가 되어 날려 갔다
이십팔수(二十八宿) 한구석에 자리한
조수(趙宿)와 무수(戊宿)와 길수(吉宿),
그리고 주변에 둘러선 방년 열일곱의 별들
거기가 환희라는 이름의 별자리다

'장기하와 얼굴들'의 구질구질하고 촌스럽고 웃긴 '싸구려 커피'라는 노래는 올해 가요계의 사건으로 기록될 게다. ♬싸구려 커피를 마시자~

시인 권씨는 '싸구려 담배'를 읊조린다. 환희라는 이름의 담배가 환희라는 이름의 별자리가 될 때까지 그의 노래는 그리운 살붙이를 감돌며 흐른다. 담배를 피우던 할머니는 담배연기처럼 사라졌는데… 내 그리움의 주변을 깜박이는 것은 할머니의 손끝에서 피어나던 환희라는 이름의 별자리가 아닌가. 쪼그려 앉아 담배 태울 때마다 할머니는 무슨 생각에 빠져서 열일곱 처녀애처럼 환해지셨던 걸까. '싸구려 담배'는 내 마음에서 깜박이고 밤하늘에서 반짝인다.

김행숙(시인ㆍ강남대 국문과 교수)
■ 권혁웅 1967년 생. 1997년 '문예중앙'으로 등단. 시집 <황금나무 아래서> <마징가 계보학> 등. 현대시동인상(2000), 시인협회 젊은시인상(2006) 수상.

 
그 겨울의 찻집 캘리에세이

2009/12/12 12:35

복사 http://blog.naver.com/motiva/150076084605

문을 열고 들어서면

코 끝 가득 은은한 향기와 따뜻함이 스며들어

마음속에 편안함이 느껴지던

그 겨울의 찻집

 

 

손맛글씨: 캘리그라피 에세이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