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종플루 환자는 3만명을 넘어섰고 사망자가 20명에 이르렀다. 신종플루 사망과 합병증을 줄이고 집단 감염을 차단하는 데 백신보다 효과적인 수단은 없다. 그러나 국민 3분의 1이 백신을 맞는 초유의 일인 만큼 혼선과 혼란을 줄이고 우선순위가 흐트러지지 않고 질서 있게 접종이 이뤄지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그러려면 국민이 안심하고 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정확한 정보부터 알려야 한다. 지금까지 드러난 부작용은 접종 부위 통증과 전신 피로감이 하루 이틀 가는 정도다. 다만 백신을 달걀에서 추출했기 때문에 달걀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 맞으면 졸도할 수 있다. 그 외엔 대부분 백신을 맞아도 문제가 없다고 한다. 백신 부작용에 대한 오해로 접종을 꺼리는 현상이 생겨서는 곤란하다.
병의원·보건소 예약제를 철저하게 실시해 대기시간과 혼잡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독감백신처럼 노인들이 추운 날씨에 오랜 시간 바깥에 줄지어 떨며 기다리다 몸에 이상이 생기는 경우도 없도록 해야 한다. 울산지역 보건소의 의사와 간호사들이 노인들 집을 찾아가 독감백신을 접종했던 것처럼 노인들에 대해선 방문 접종을 고려할 만하다. 우선순위를 어기고 백신을 맞으려 하는 사람은 의사들이 접종을 거부하도록 했다. 그러나 특별한 감시나 처벌규정이 없기 때문에 일선 의료진이 책임감을 갖고 접종 질서를 지켜내는 것이 중요하다.
신종플루 백신은 올해 처음 만든 것이어서 미처 파악되지 않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미국은 적어도 10만명이 넘는 접종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접종 후 증상을 체크하고 이상 증세가 있으면 즉각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우리도 체계적인 감시시스템을 구축해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나타나는지를 상시 점검하고 확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