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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주-엄기영사장

그린페 2009. 9. 1. 00:42
정연주 "엄기영 MBC 사장, 스스로 물러나지 마라"
[노컷뉴스] 2009년 08월 31일(월) 오후 01:51   가| 이메일| 프린트
[노컷뉴스 방송연예팀 이지현 기자]

정연주KBS 사장이 해임 위기에 놓인 엄기영 MBC 사장에게 “결코 스스로 물러나지 마라”는 장문의 편지를 보냈다.
31일 오마이뉴스를 통해 공개된 이 편지에서 정연주 전 사장은 “최소한 저들의 야만성과 폭력성을 폭로하기 위해서라도, 그래서 그러한 것들이 역사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굴착기로 당신을 강제로 들어낼 때까지 그 자리에서 의연하게 버텨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연주 전 사장은 자신을 사퇴와 해임 압박에 대해서는 선배라고 밝히며 자신의 이야기를 꺼냈다.
정 전 사장은 “온갖 모욕과 핍박, 인신공격을 당하면서도 내 발로 걸어나가지 않고 ‘해임’이라는 강제수단으로 저들이 나를 쫓아낼 때까지 나를 버티게 해주었던 것은 아주 단순하게도 원칙의 문제였다. 공영방송 KBS에는 정치적 독립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그 정치적 독립성을 담보하는 중요한 바탕은 공영방송 KBS 사장의 임기 보장이라고 나는 아주 단순하게 믿었다. 그리고 그것을 지켜내는 일은 우리 사회가 그동안 자유, 민주, 인권, 평화, 평등을 위해 온갖 희생과 고난을 치르면서 성취한 것 중 하나인 절차적 민주주의를 지켜내는 일이라고 믿었다”고 밝혔다.
이어 “무엇보다 '해임'에 이르기까지 온갖 무리한 짓을 다한 이 정권의 폭력성과 야만성이 여지없이 폭로됐다”며 “신태섭 교수 해임의 무죄 판결, 나의 배임혐의 1심 무죄판결은 이 정권의 폭력성과 야만성을 확인시켜준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런 기회를 준 것은 분명히 역사의 축복이며, 그런 것을 통해 역사는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라고 밝힌 정 전 사장은 “엄 사장은 나보다 훨씬 '좋은 조건' 속에 놓여 있다. 나는 3년 8개월 동안 적대적인 노조의 저주와 해괴망측한 인신공격을 당했다. 회사 주변은 온통 저주와 증오의 글귀로 가득 찬 만장이 펄럭였다”며 “밖에서 휘몰아쳐 오는 핍박과 압박도 힘에 벅찬데, 내부에서 이렇게 나오니, 참 어이가 없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정 전 사장은 “그런데 MBC 노조는 그런 악다구니 저주와 증오를 당신에게 쏟아 붓기는커녕, 지켜주겠다고, 모든 것을 희생하겠다고 나오니, 그렇다면 정말 해볼 만한 싸움 아닌가? 게다가 MBC는 감사원 감사 대상이 아니니, 감사원 망나니들이 거짓, 왜곡 감사로 골탕먹이는 짓을 할 수도 없다. 그리고 MBC는 세금 소송문제가 없어서, 무슨 배임죄니 뭐니 그런 것으로 순식간에 중범으로 만드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니, 엄 사장 당신은 나보다 엄청 '좋은 조건'에 있다는 말이 무리한 얘기는 아닐 것”이라고 썼다.
마지막으로 정 전 사장은 “개인적으로 힘들고, 온갖 모욕과 비난과 인신공격이 쏟아져도 견디어 내야 하는 것이 바로 MBC 사장이 지금 이 시점에 우리 역사 앞에서 감당해야 하는 책무라고 여겨진다. 그리고 그것을 고통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역사의 축복으로 받아들이라”고 용기를 북돋웠다.
ljh423@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