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비오 베루스코니 이탈리아총리는 이번주중, 무마르 가다피대령 과 만나기 위해 예정대로 리비아 를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주 스코틀랜드에서 인도적 선처로 석방된 팬암항공기 폭파 범이 리비아에 귀국해 영웅적 환대를 받은데 대해 국제사회가 격분하는 가운데 이탈리아 총리는 이미 계획된 리비아방문을 강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좀 더 자세한 소식입니다.
실비오 베루스코니 이탈리아총리는, 이탈리아와 리비아사이의 이민과 보상협정 타결 일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오는 30일 리비아 지도자, 무마르 가다피대령과 만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말기 암환자로 스코틀랜드의 인도적 선처로 지난주에 석방된 패남 여객기 폭파범이 귀국해 따스한 환영을 받은 것을 둘러싸고 영국과 미국에서 격분이 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리비아방문계획은 예정대로 추진된다는 것입니다.
프랑코 프라티니 이탈리아외무장관은 가다피대령이 아프리카 연합의 의장이고 또 이민문제들에 관해 이탈리아와 협조하고 있기 대문에 베루스코니총리의 이번 방문은 매우 시의 적절하다며 총리의 리비아방문을 둘러싼 논난을 일축했습니다.
지난 5월에 발효된 이탈리아와 리비아간의 이민협정은 이탈리아로 향하다가 공해상에서 적발되 는 이주자들은 리비아로 되돌려 보내도록 규정했습니다. 리비아는 아프리카해안을 떠나는 이주자들의 주요 출발지점입니다.
이탈리아의 그러한 새 이주자 정책에 힘입어, 이탈리아 남부, '람피두싸' 섬에 도착하는 아프리카 이주자들의 수가 급격히 줄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리비아항구를 떠 나 지중해를 건너 이탈리아로 향하던중 해상에서 숨진것으로 믿어지는 73명 이주자들의 비극적 사건을 둘러싸고 이탈리아의 새 이주정책에 대한 비난이 또다시 격화되고 있습니다.
프라티니장관은 유럽으로 향하는 아프리카 이주자들에게 이탈리아가 주요 관문이기 때문에 지나치게 값비싼 대가를 지불한다고 개탄했 습니다. 이탈리아는 해상에서 발견되는 이주자들의 목숨을 계속 구해주고 있다며 프라타니장관은 유럽연합도 이주자 보호를 위해 한 몫을 해야 한다고 촉구합니다.
프라티니외무장관은 26개 회원국을 거느린 유럽연합은 당연히 보호받을 필요가 있는 이주자유입에 상대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촉구합니다.
베루스코니 이탈리아총리는 가다피대령과 지중해를 사이로 둔 두나라사이의 협조와 이민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탈리아총리는 한때 리비아의 식민종주국이었던 데 대한 보상으로 이탈리아가 약속한 리비아 연안 고속도로 건설사업의 초석을 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탈리아는 1911년 리비아를 점령해 1930년 대부터 1947년까지 공식 식민통치했고 리비아는 1951년 독립을 쟁취했습니다. 지난해 이탈리아는 보상을 둘러싸고 리비아와의 수년에 걸친 협상을 끝내고 앞으로 25년에 걸쳐 식민통치에 대한 보상으로 50억달라를 지불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가다피대령은 당시, 이탈리아가 식민통치시대의 리비아 양민 살해와 파괴 그리고 탄압에 공식 사과했다고 밝혔습니다.
실비오 베루스코니총리는 가다피대령의 집권을 가능케한 쿠데타 발발 40주년 경축 기념일에 이틀앞서 리비아를 방문할 예정입니다.
48149(기자) korea@voanews.com
필자는 지난달 31일 아프리카 19개국에 상주하는 대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아프리카지역 공관장회의’를 주재했다.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아프리카 대륙의 변화에 맞춰 새로운 파트너십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프리카는 인구의 40% 이상이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생활하는 빈곤의 대륙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식민지 잔재, 독재 및 부패, 종족분쟁으로 얼룩진 과거를 딛고 2000년대 들어 6%대의 성장을 이룩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덜 알려져 있다.
국제사회는 지금 새 성장지역으로 떠오르는 아프리카 대륙을 주목하고 있다.
첫째, 아프리카는 21세기의 새로운 에너지·자원 개발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세계 원유 매장량의 약 10%를 보유하고 있으나 추가발굴 가능성이 높아 중동과 중남미를 대체할 수 있는 미래의 에너지 공급처로까지 평가되고 있다. 우라늄, 금, 동, 다이아몬드 등 60여 가지의 주요 광물자원도 세계 매장량의 30%를 상회하고 있다. 특히 우리의 주요 수출품인 휴대폰, 반도체, 선박, 자동차의 제조에 필수적인 콜탄, 크롬, 니켈 등은 대부분이 아프리카에 매장돼 있다.
둘째, 아프리카는 지구상에 마지막 남은 고속 성장 엔진으로 평가되고 있다. 인구 10억명의 미개발 시장으로서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나이지리아, 앙골라 등 산유국을 중심으로 대규모 플랜트와 인프라 개발 투자도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00년 90억달러에 불과했던 외국인 직접투자도 지난해는 720억달러로 증가했다. 역내 선도국가인 남아프리카공화국, 알제리, 이집트는 초고속 인터넷망과 4세대 이동통신 등 신흥 정보통신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셋째, 세계 외교무대에서 아프리카의 위상도 높아지고 있다. 유엔 회원국의 30% 이상을 차지(53개국)하는 수적인 우세와 아프리카연합(AU) 강화를 통해 주요 국제 문제에 대한 정치·외교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아프리카의 변화에 따라 주요 국가들의 아프리카에 대한 경쟁과 각축도 가열되고 있다. 미국은 지난달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가나 방문에 이어 최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남아공, 나이지리아, 앙골라 등 7개국 순방을 통해 아프리카 중시 정책을 재천명했다.
중국은 올해 2월 후진타오 주석이 말리, 세네갈, 탄자니아, 모리셔스 등 4개국을 방문하는 등 매년 초 정상이 아프리카를 정례적으로 순방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에 추가해 일본, 브라질, 러시아, 인도 등도 아프리카 ‘붐’에 가세하고 있다.
우리에게도 아프리카는 국제 외교무대에서 중요한 협력 파트너일 뿐만 아니라 개발협력 대상 지역이자 미래 수출시장 및 에너지·자원 공급처로서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오고 있다. 1990년 약 12억달러에 그쳤던 대아프리카 수출은 지난해 130억달러를 넘어섰고 우리의 대아프리카 투자도 에너지 및 광물분야를 중심으로 점차 증가하고 있다.
우리의 아프리카에 대한 개발 원조도 소규모나마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 3년간 아프리카에 대한 개발 원조를 두 배 이상 확대해 지난해에는 1억달러에 이르렀다. 우리는 인적자원 개발, 의료보건 및 정보통신 등 분야에서 협력에 중점을 두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는 소말리아, 서부사하라, 앙골라 등지에서 유엔 평화유지군 활동에 참가했다.
우리 정부는 올해 11월 하순 서울에서 제2차 한·아프리카 포럼을 아프리카연합과 공동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지난 6월 아프리카연합은 각료 이사회에서 한·아프리카 포럼을 상호간 공식적 협력 프로그램으로 인정했다. 제2차 한·아프리카 포럼에는 아프리카연합 의장국인 리비아와 나이지리아, 남아공, 콩고민주공화국 등 아프리카 내 각 지역공동체 의장국들이 참가해 상호간 다양한 협력 증진 방안을 논의하게 된다. 아프리카가 후발 주자인 우리나라를 공식 파트너로 인정한 것은 중요한 의의를 갖는다.
과거 20여년간 아세안과 협력을 통해 오늘날 ‘신아시아 구상’을 수립하는 단계로 발전했던 것처럼 아프리카연합과 파트너십 출범도 우리 외교의 외연을 확대시키는 주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아프리카 대륙에 대한 우리 정상의 조기 순방 등 아프리카에 대한 외교 활동의 강화는 ‘성숙한 세계국가(Global Korea)’의 실현을 더욱 앞당기게 될 것이다.

[동아일보]
팬암기 테러범 석방 여론악화美당국 종용에 계획 철회
‘그 넓은 미국 땅에 텐트 칠 곳이 없다는 말인가.’
다음 달 23일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하는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최고지도자(사진)가 뉴욕 인근 리비아 정부 소유 땅에서 캠핑하려던 계획을 철회했다. 미-리비아 관계 정상화 이래 처음인 카다피의 방미가 확정되자 리비아 정부는 그가 캠핑할 곳을 물색하느라 분주했다. 카다피는 베두인족의 전통을 살린다는 취지에서 외국 방문 때 냉난방 시설을 갖춘 천막을 설치해 숙소 겸 접견실로 사용한다. 러시아 방문 때는 크렘린 궁전 정원에, 이탈리아 로마에선 시내 공원에 천막을 설치했다.
이번에 리비아 정부는 센트럴파크를 점찍었지만 시 당국이 거절했다. 유엔본부 정원은 공사 중이다. 그러자 리비아 정부는 1982년 대사관저 용도로 구입한 뉴저지 주 엥글우드의 2만여 m² 땅에 텐트를 설치키로 하고 잔디 정리에 나섰다.
그러자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인구 3만 명의 엥글우드는 유대인들이 특히 많이 산다. 리비아 소유 땅 바로 옆은 탈무드 학원이다. 1988년 팬암 항공기 폭파테러 희생자 유족도 반발했다. 유족들은 스코틀랜드 자치정부의 ‘관용’으로 20일 석방돼 리비아로 돌아간 이 사건 테러범이 영웅 대접을 받은 데 격분해 있다.
주민들이 대대적인 시위 계획을 세우자 미 국무부는 토지 매매 계약서에 있는 ‘대사 및 가족용으로 용도를 제한한다’는 규정을 들이대며 캠핑 계획 철회를 종용했다. 역사적인 첫 방미가 구설수에 오르는 걸 원치 않은 리비아 정부도 이에 응했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