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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양은 안하무인" "유진은 막말 스타" "
이민호는 뜨고 나서 180도 바뀌었다"
SBS '좋은 아침'이 초특급 연예인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안하무인 꼴불견 스타' ' 막말 스타' 등을 선정, 방송에 내보내 시청자들의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좋은 아침'은 지난 27일 방송에서 "연예부 기자 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며 각종 분야에 대한 연예인 랭킹을 발표했다.
하지만 지상파 방송에서 특정 연예인의 실명을 거론하며 '막말을 잘한다' '안하무인에 꼴불견이다'는 내용을 여과없이 내보내 해당 연예인에 대한 명예훼손의 여지가 있을 뿐만 아니라 순위 선정 기준도 연예부 기자들의 '감정적 배설' 수준에 불과해 너무 자의적 평가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방송에서 연예부 기자들은 이른바 '막말 스타'로 1위에 개그맨 박명수, 2위에 개그맨 김구라, 3위에는 SES 출신의 가수 겸 배우 유진을 꼽았다.
박명수는 '호통 개그', 김구라는 '독설가'로 평소 '막말'을 컨셉트로 방송에서 인기를 끈 연예인들이지만 유진의 경우 '막말 스타'로 선정된 이유가 '황당한' 수준이다.
최근 영화 '요가학원'의 시사회에서 동료 배우 박한별이 세븐과의 열애설에 대한 질문을 받고 대답하기 곤란한 표정을 짓자 유진이 박한별을 대신해 "그 질문은 받지 않도록 하겠다. 영화 얘기에 집중해 달라"고 한 것이 '막말'이라는 주장이다.
방송에 출연한 한 연예매체 기자는 "열애설이 영화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기분 좋게 얘기하고 넘어가면 좋았는데 유진씨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은 것 같다"고 주장했다. '영화와 무관한 사생활 질문'을 받아 곤혹스러워하는 후배 배우를 위해 대신 나서 '기자님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 것'이 '막말'이라는 주장이다.
방송은 '안하무인 꼴불견 스타'를 선정했는데 역시 선정 이유는 대부분 연예부 기자들이 '불쾌했다'는 이유였다.
3위를 차지한 것은 '핑클' 출신의 옥주현. 한 기자는 옥주현에 대해 "본인의 의도와 다른 기사가 보도되자 나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화를 냈다"는 이유를 댔다.
방송은 또 2위는 배우 박해미가 차지했다면서 "워낙 강렬한 이미지와 직선적인 말투 때문인 것 같다"고 해석했다.
1위에는 배우 박신양이 뽑혔다. SBS 드라마 '바람의 화원' 촬영 당시 배우들을 촬영 현장에서 인터뷰할 예정이었는데 주연 배우였던 박신양이 '촬영 현장에는 기자나 카메라 출입은 안 된다'고 인터뷰를 거절했다는 이유였다.
한 기자는 "박신양 때문에 출연배우를 모두 인터뷰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프로의식일 수도 있겠지만 너무 까다로운 것 아니냐'고 불평을 토로했다.
이 프로그램은 '뜨고 나서 180도 확 바뀐 스타' 분야도 선정해 방송에 내보냈다. 신인 때는 기자들에게 '고분고분'했는데 스타가 된 뒤 '변했다'는 것이었다.
이 분야 3위는 손예진. 한 스포츠신문 기자는 "손예진은 신인 때만 해도 많은 기자에게 칭찬을 들었다. 예의 바른 모습이었는데 스타가 되고 나서 성격이 좀 나오는지 감정을 드러내는 등 달라진 모습"이라고 말했다.
2위는 지난해 최고스타로 떠오른 가수 손담비가 선정됐다. 이 기자는 "'미쳤어'로 뜬 뒤 변했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며 "워낙 주변에서 스타 대접을 한다"고 말했다.
1위는 드라마 '꽃보다 남자'로 최고 인기를 누렸던 이민호. 그러나 "데뷔 초에는 인터뷰하러 직접 (기자에게) 오기도 했으나 이제는 10분도 인터뷰하기 어렵다"며 "이미지가 아니라 상황 자체가 많이 변했다"는 것이 이유였다.
방송이 나가자 '좋은 아침' 시청자 게시판과 인터넷커뮤니티 등에는 방송내용을 비판하는 글들이 쏟아졌다.
유진의 팬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유진이 막말 연예인이라는 데 참 어이가 없다. 영화와 전혀 상관없는 열애설 질문 때문에 함께 출연한 배우가 쩔쩔매는데, 그럼 가만히 있느냐"며 "방송에서 형평성을 찾아볼 수가 없다"고 말했다.
시청자 최모씨는 "기자단 중 극소수의 단순한 불평(자기가 인터뷰를 따내지 못한 것이나 자기 대답에 질문 안 하거나 반박한 것)을 이유로 보복성 불만표출 내용을 방송한 것은 잘못됐다"며 "케이블방송보다 자극적이고 불쾌한 방송이었다"고 말했다.
김모씨도 "방송의 재미를 위해 정확하게 알아보지도 않고 한 사람의 인격을 무시하는 방송을 했다"며 이번 방송을 기획한 분들은 해당 배우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모씨도 "출연진과 기자들이 지극히 주관적인 견해를 감정을 정화하지도 않고 비꼬아서 말했는데 정말 공중파 방송인지 의심이 갔다"며 "몇몇 기자들의 의견으로 배우들의 인격을 매도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SBS 관계자는 "외주제작사가 기자 설문을 통해 연예인에 대해 알아보는 쪽으로 기획했는데 (외주제작사 간)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적절치 못한 프로그램이 방송돼 우리도 어처구니가 없다"며 "그런 내용까지 들어갈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