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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그린페 2009. 6. 16. 00:56
이탈리아 정가, 염문설에 이어 쿠데타음모설까지
[세계일보] 2009년 06월 15일(월) 오후 01:36   가| 이메일| 프린트
베를루스코니 총리, 자신을 축출하기 위한 음모설 제기
야당 지지도 하락 만회하기 위한 꼼수라며 반발


이탈리아 정가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염문설에 이어 ‘쿠데타’음모설까지 제기돼 혼돈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최근 재계 로비집단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자신을 축출하기 위해 쿠데타가 모의되고 있다고 말했다고 영국 일간 타임스가 15일 보도했다. 그는 “이 전복 계획은 나를 총리직에서 몰아내고 국민이 선택하지 않은 어떤 사람을 자리에 앉히기 위한 것”이라며 “쿠데타가 아니라면 그게 무엇인지 나에게 말해달라”고 말했다.

베를루스코니총리가 음모자를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전 대통령이자 총리였던 프란세스코 코시가는 음모자들이 마리오 드라기 중앙은행 총재를 총리직에 세우려한다고 말했다. 지난 35년간 중앙은행 총재로 재직해 온 드라기는 이에 대해 코멘트를 꺼려했다.

쿠데타음모설을 둘러싼 역풍도 만만치 않다. 야당에서는 그의 사생활 스캔들탓에 그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권위도 약화되자 이를 만회하기 위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앞서 부인인 베로니카 라리오는 남편이 6월 유럽의회 선거에 나설 집권당 후보로 TV 쇼걸과 젊은 여배우들을 선정키로 했다고 발표하자 “남편은 정작 딸의 성인식에는 불참하고 속옷모델인 노에미 레티지아(18)의 생일파티를 참석했다”며 비난, 이혼을 요구한 바 있다. 

중도좌파성향의 마시모 달레마 전 총리는 “베를루스코니의 신뢰도가 크게 훼손됐다”며 “그의 몰락이 예측하기 힘든 갈등의 순간을 야기할 수 있으며 야당은 책임감있게 쇼크상황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보수진영에서조차 시선이 곱지 않다. 보수성향의 정치평론가인 지암파올라 판사는 “베를루스코니가 걸어다는 시체”라고 혹평했다.

이번 음모설은 그가 버락 오바마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미국 여행에 나서는 길에 나온 것으로 국제정치인으로 자신의 명성을 복원시키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주 리비아의 지도자 카다피의 역사적 방문에서도 ‘피스메이커’로 자신의 입지를 세워 보려 했던 그의 시도도 희극으로 끝나고 말았다. 지난주 금요일 카다피는 의회에서 몸이 편치 않다는 이유로 베를루스코니를 2시간 기다리게 했고 결국 의회에서 베를루코니와 카다피 만남은 취소됐다. 카디피는 그러나 그후 저녁 식당에서 식사하는 장면이 목격됐다.

주춘렬 기자 cljo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