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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그린페 2009. 5. 30. 00:26

'에버랜드 편법승계' 무죄…삼성, 이재용 시대 열리나

노컷뉴스 | 입력 2009.05.29 19:18

 




[CBS경제부 성기명 기자]

에버랜드 전환사채(CB) 헐값 발행 의혹 사건에 대해 무죄 취지의 판결이 내려짐에 따라 지난 수년간 삼성의 발목을 잡아온 악재가 해소됐다.

이건희 전 회장의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로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위법성 시비가 제거된 만큼 삼성일가가 어떤 방식으로 복권의 수순을 밟아나갈 지가 관심이다.

조세포탈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은 이 전 회장이 일정한 시기에 사면·복권 등을 거쳐 경영 전면에 복귀할 지, 장남 이재용 전무체제로의 전환을 본격화할지, 한다면 언제부터가 될지 등이다.

에버랜드 전환사채(CB) 헐값 발행 의혹사건의 중심에는 이건희 전 삼성회장의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가 있다.

◈ 이재용체제 전환 언제쯤

그러나 현재로선 삼성이 곧바로 이재용 체제로의 전환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차명주식 거래를 통한 이건희 전 회장의 조세포탈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이 내려져있는데다,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헐값 발행 혐의에 대한 재판을 계속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대법원의 무죄 판결 이후에도 여전히 삼성을 겨냥한 시선이 곱지 않다는 점도 부담이다.
대법원의 무죄취지 판결이 내려진 29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논평을 통해 "사법부가 경제질서를 어지럽혀온 재벌의 불법적인 경영 행태를 또다시 묵인했다"며 "우리나라가 공정하고 효율적인 시장경제로, 자본과 권력의 불법과 탈법을 제대로 통제할 수 있는 민주적인 법치국가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막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여기에다 40대 초반의 이 전무가 경영권을 위임받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부여된 삼성전자 신흥시장 개척 임무 등을 통해 안팎으로부터 경영능력을 인정받아야 한다.

한편으론 삼성의 조직 특성상 이미 핵심 계열사인 에버랜드 최대주주 자격을 갖춘 이재용 전무가 굳이 서둘러 경영 전면에 등장할 필요가 있느냐는 현실론도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재용 전무로의 체제 전환은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헐값 발행 혐의에 대한 재판이 완전히 마무리되고, 이건희 전 회장 조세포탈에 대한 사면·복권까지 이뤄진 뒤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삼성 뿐 아니라 재벌기업들이 기업친화정부를 표방한 이명박 실용정권 임기 내에 경영권 승계작업을 마무리 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는 게 사실"이라며 "이를 감안할 때 급하게 서두르진 않겠지만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당분간 계열사 중심의 '독립경영체제'라는 과도기 상태를 유지해 나가면서 이 전무는 수 년간에 걸쳐 전무-부사장-사장-부회장 등의 단계를 차례로 밟아 나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 재계 "삼성, 기업활동 전념하게 해줘야"

한편 삼성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 발행의혹에 대해 무죄 판결이 내려진 것 관련해 재계 관계자들은 '삼성이 이제 본래의 기업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A 재벌기업의 한 고위관계자는 "삼성의 상처가 컸을 것"이라며 "이제 삼성이 기업활동에 매진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 투명경영에 대한 안팎의 요구에 대해 이 관계자는 "경영상의 발목을 잡아온 외적 악재가 제거된 만큼 삼성이 스스로 해오던 방식으로 경영시스템의 투명도를 제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경제인 연합회 이승철 전무는 "지난 수년간 삼성의 발목을 잡아온 불법 승계의혹 사건에 대해 마지막 정리가 이뤄진 셈"이라며 "삼성이 의욕적인 투자에 나서고 스스로 내부 시스템도 개선할 수 있도록 기대를 갖고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석 대한상공회의소 전무도 "경제가 어려운만큼 삼성이 투자 등 적극적인 경영활동에 나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지배구조가 투명하지 못하다는 비판이 있지만 이 부분도 삼성 스스로 투명경영을 통해 개선해 나가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kmsung@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