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관위 가 26일 공개한 300만원 이상 고액후원금 기부자 명단을 살펴보니 기업인을 비롯해 전·현직 정치인 및 관료, 대기업 임원, 영화배우 등 유명인이 적지 않았다.
박정희 전 대통령을 따라 5·16에 참여했던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게 500만원을 후원했고, 15·16대 국회의원을 지낸 영화배우 신영균 씨, 가수 은지원 씨의 부친 은희만씨도 박 전 대표에게 각각 500만원씩을 냈다. 은희만씨는 박 전 대통령 누나의 아들로 박 전 대표의 고종사촌이다. 김홍식 ㈜금복주 회장은 재작년에 이어 작년에도 이명박 대통령의 형 이상득 의원에게 500만원을 냈고, 김상일 ㈜경일 회장, 채대훈 고려조선 이사 등도 이 의원에게 500만원씩 냈다.
의원들 간 '품앗이' 성격 후원도 눈에 띄었다. 친박(親朴) 중진인 한나라당 허태열 최고위원은 '보스'격인 박근혜 전 대표에게 500만원을 기부했다. 창조한국당 비례대표 이용경 의원은 소속 당 대표인 문국현 의원에게 400만원을 후원했다. 한나라당 조진래 의원과 민주당 강창일 의원은 보좌진으로부터 고액을 후원받았다. 특히 한나라당 진수희 의원은 본인에게 500만원을 기부한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후원금이 너무 적은 의원들은 본인이 본인에게 또는 의원실 직원들을 동원해 후원금을 내기도 한다"고 했다.
대기업 간부들 중에선 노태기 삼성전자 고문이 한나라당 이병석 의원에게, 박창호 삼성코닝 이사가 같은 당 신성범 의원에게 각각 500만원씩을 기부했다. LS전선 구자열 회장은 한나라당 이종구 의원에게, 신동익 농심 부회장은 정진석 의원에게 각각 500만원을 후원했다.
지난해에도 지방자치단체장·지방의회 의원 20여명이 사실상 공천권을 갖고 자신들의 '정치적 목숨 줄'을 쥔 지역구 의원에게 고액의 후원금을 냈다. 한나라당 공성진 의원은 자신의 선거구(서울 강남을) 구의원 3명과 시의원 2명으로부터 300만∼500만원씩 후원받았다. 고양시 의원 2명은 한나라당 김태원 (고양 덕양을) 의원에게 310만∼500만원씩 기부했다. 김한겸 거제시장은 거제가 지역구인 한나라당 윤영 의원에게 500만원을, 조용수 울산 중구청장은 울산 중구가 지역구인 정갑윤 의원에게 500만원을 기부했다. 해당 의원들은 "로비나 직무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지만,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보험금'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 소지도 있다.
[최경운 기자 codel@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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