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일보 김용범] 배우 김혜수가 직접 그린 그림은 얼마면 살 수 있을까?
영화와 TV에서 연기자로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 스타 6명이 미술작가의 신분으로 1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인도양홀에서 개막한 2009 서울오픈아트페어(SOAF)에 멋진 작품을 출품했다.
이들 가운데 가장 많은 작품을 선보인 스타는 배우 김혜수다. 그는 나무를 주제로 한 연작 3점 등 총 7점을 선보였다. 이 가운데 김혜수씨의 꼴라쥬 첫 작품 1점(작품명:'눈부심·혼란')을 제외한 6점은 판매하고 있다. 가격은 작품당 500만~700만원. 중견작가의 작품가격과 맞먹는 수준이라는 게 행사측의 귀띔이다. 그만큼 출품작의수준이 높다는 뜻.
김혜수가 2008년에 그린 ‘눈부심·혼란’(Dazed & Confused)은 본인이 애착이 강해 판매를 거부했다고 한다. 이 작품은 캔버스에 붉은색 물감을 칠한 뒤 사진 작가 클리포드 코핀(Clifford Coffin)의 이미지를 붙인 작품이다. SOAF 운영위원인 손성례 청작화랑 대표이사는 “새로운 느낌”이라고 평가했다. 머리에 수영모자를 쓰고 등이 훤히 드러난 수영복 차림의 여인 뒷모습 이미지 4개를 원근법에 따라 캔버스 오른쪽에 붙여놓은 것을 두고 손 대표는 “이같은 구도는 생각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영국인 4인조 밴드인 쿨라 쉐이커(Kula Shaker)의 노래 ‘심연 속으로(Into the deep)’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김혜수의 미술작품은 이미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났다. 음악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사실을 보여주듯 작품에는 레코드판과 천장에 매달려 있는 전등, 자신의 손톱을 응시하는 한 명의 여성이 등장한다. 작품가격은 500만원이다. 김혜수의 작품명 '나무' 시리즈 3점 중 1점은 700만원에 걸렸다. 나머지 두 작품은 각각 600만원씩.
탤런트 강석우는 풍경과 창문을 주제로 한 작품 4점을 선보였다. 강씨의 작품은 300만~600만원에 살 수 있다. 화랑측과 강씨가 팔기로 결정한 금액이다.
탤런트 김애경의 누드 유화는 500만원이다. 방송인 이상벽이 자연을 모티브로 한 사진 작품은 200만원이다.
배우 심은하는 수묵화 4점을 선보였고, 가수 조영남은 화투를 주제로 한 미술작품 3점을 출품했지만 두사람 모두 본인이 팔기를 원치 않아 비매품으로 전시됐다. 이들 스타들의 작품은 전시회가 열리는 19일까지 공개된다.
김용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