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통해 크리스마스 가치 복원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교황 베네딕토 16세(사진)가 “세계 금융위기를 계기로 사람들이 크리스마스가 갖는 숭고한 메시지를 재발견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밝혔다.
베네딕토 16세는 17일 주례 미사를 집전하는 자리에서 “금융위기는 수많은 가정에, 또 인성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크리스마스가 추구하는 따뜻함과 순수함, 친선, 연대 같은 가치들을 복원하는 데 자극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크리스마스가 기독교인이 아닌 사람에게도 특별하게 다가오는 ‘만인의 축일’”이라고 정의하면서 “크리스마스는 물질적인 것에서 벗어나 예수 탄생이 갖는 메시지인 ‘희망’이라는 선물을 주고받을 수 있는 날”이라고 말했다. 베네딕토 16세는 지난 15일부터 이틀간 열린 가톨릭·이슬람교 지도자간 ‘종교간 대화’에 참석했던 무슬림 지도자들을 만나 종교적 극단주의에 함께 대처하기로 약속했다.
베네딕토 16세와 리비아에 기반을 둔 ‘세계 이슬람 협의회(WICS)’ 소속 무슬림 대표단은 4개 조항으로 구성된 공동 선언문을 통해 “종교 지도자들은 젊은이들이 종교적 광신주의, 극단주의에 빠지지 않고 평화의 사도로 나아갈 수 있도록 이끌 특별한 책임이 있다”고 선언했다.
가톨릭-이슬람 지도자 간 대화는 지난 2006년 베네딕토 16세가 독일 레겐스부르크에서 행한 야외 미사 강론을 통해 이슬람을 폭력과 동일시하는 비잔틴 제국 황제의 말을 인용해 이슬람권의 반발을 일으킨 뒤 종교 간 오해를 피하기 위해 추진됐다.
이현미기자 alway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