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FTA에 대해 이 대통령은 “실무적으로 준비해 가급적 빨리 타결되도록 노력하자”며 “가급적 연말까지인 사르코지 대통령의 EU 의장 임기 내에 타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에 대해 사르코지 대통령은 감사의 뜻을 표했고, 배석한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은 “EU와 한국은 같은 가치관을 공유하고 있다. FTA 협정이 조기에 타결되기를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이 밖에 두 정상은 세계적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양국이 긴밀히 협력, 다음달 15일 워싱턴에서 열릴 다자 정상회의(G20)에서 구체적인 금융위기 해법이 도출될 수 있도록 상호 노력키로 했다.
이 대통령은 “유럽이 위기극복을 위해 한 목소리를 내는 과정에서 사르코지 대통령이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는 것에 대해 존경의 뜻을 표한다”며 “금융위기가 실물경제 침체로 확산되고 있어 걱정인데 이번 워싱턴 회의에서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시간을 더 끌면 세계경제가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만큼 중요한 결정이 내려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사르코지 대통령은 “우리가 워싱턴까지 먼 길을 가는 것은 무슨 얘기를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결정을 내리기 위한 것”이라면서 “결정이 내려지지 않으면 상당한 재앙이 될 것”이라며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대책 마련에 대해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이 자리에서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미국의 친구이지만 우리를 지금과 같은 상황에 놓이게 한 것도 미국”이라며 “그 진원지가 바로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사르코지 대통령의 ‘미국 책임론’에 대해 “워싱턴 다자 정상회의에서 주장만 있고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안 되는 만큼 서로 의견을 모아야 한다. 유럽도 우리 아시아 뿐 아니라 미국과도 사전 협의를 하면 더 효과가 있지 않겠느냐”며 유럽 및 아시아 국가들이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기보다는 효과적인 대책에 대한 합의 도출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이 대통령은 북핵문제와 관련해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국제사회에 나올 수 있도록 유럽 국가들이 협력해 달라”고 당부했고, 사르코지 대통령은 “유럽 국가중 우리가 북한과 수교하지 않은 유일한 국가인 데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만큼 북핵문제 해결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 대통령의 조언대로 하겠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이날 이 대통령이 내년 상반기에 프랑스를 방문하고 이후 사르코지 대통령이 방한하는 등 교차 방문에 견해를 같이했다.
이 대통령은 회담에 대해 “중요 사안에 대해 큰 이견이 없는 것 같다. 짧게 대화했지만 오랫동안 대화를 나눈 것 같다”고,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 대통령 발언 중에 공감하는 바가 많은데 아마도 이는 이 대통령이 기업가 출신이기 때문인 것 같다”고 긍정 평가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팀